지난달 국내 은행의 중장기 차입금액이 18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외화 차입 여건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7월에 12개 국내 은행의 만기 1년 초과 중장기 차입액이 41억5000만달러로 전월(28억1000만달러)보다 47.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월 47억1000만달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한 분기 중장기 차입액이 50억달러 안팎임을 고려하면 지난달에는 차입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남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불안요인 완화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은행별로 외환은행 5억달러, 우리은행 6억달러, 농협 5억달러의 중장기 차입을 했다. 차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산업은행 270억엔, 기업은행 363억엔, 국민은행 180억엔 등 일부 은행은 엔화를 조달했다.
다만 1년물 가산금리는 85bp(100bp는 1%포인트)로 전월(84bp)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5년물 가산금리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일부 은행이 해외 공모채 발행을 확대함에 따라 247bp로 전월보다 52bp 상승했다.
7월 말 현재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04bp, 외평채 가산금리는 136bp로 전월말보다 29bp씩 하락했다.
은행들이 중장기 차입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단기 차입금을 상환함에 따라 단기 차입금의 만기 연장 비율인 기간물(만기 2일부터 1년 이내) 차환물은 86.9%로 50.8%포인트 하락했다.
또 만기 90일 기준 가산금리가 30.3bp로 13.4bp 하락했다.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7월 말 현재 98.4%로 한 달 전보다 9.0%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는 7월부터 외화자산 산출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종전 기준을 적용하면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11.3%다.
잔존만기 7일 이내 외화자산에서 7일 이내 외화부채를 뺀 수치를 외화 총자산으로 나눈 7일 갭비율은 1.3%로 1.1%포인트, 1개월 갭비율은 0.8%로 1.5%포인트 하락했다. 7일 갭비율과 1개월 갭비율의 지도기준은 각각 -3%와 -10%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