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KT와 이르면 10월중 비씨카드 지분 20%를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MOU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우리은행 콜옵션(되살 수 있는 권리) 문제도 서로 한 발씩 양보해 계약 체결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30일 "최근 KT와 비씨카드 지분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10월중으로 MOU를 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콜옵션 부분은 당초 20% 까지 하기로 했지만 한 발 물러서 10~15% 정도로 정해질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10월 중으로 KT와 MOU를 체결하면 실사와 가격협상 과정을 거쳐 연말에는 최종적으로 지분 20%를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영업 제휴와 관련된 조건에 대해 막바지 논의를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비씨카드 지분 27.65% 중 20%를 KT에 매각하면서 그중 6%를 콜옵션 지분으로 설정했지만 협상 중에 매각 지분 20% 전체에 대해 콜옵션을 확대 적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KT는 이에 대해 콜옵션 비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한 후에도 독자적으로 카드사업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리은행에 전달함으로써 양사간 협력방안도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콜옵션은 지분 매각 후 우리은행과 KT간의 사업 제휴를 담보하자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우호주주로 참여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비씨카드 지분매각과 별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번 비씨카드 지분매각에 KT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참여하는 조건은 들어 있지 않다"며 "하지만 KT가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KT 임직원의 급여계좌나 퇴직연금을 유치하는 등 양사간 주거래 관계를 맺는 사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어 결과에 따라 지분매매 계약체결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MOU체결 이후 KT가 우리은행 지분을 확보하고 신한카드(14.85%)와 부산은행(3%) 지분마저 사들이면 보고펀드(30.68%)를 제치고 비씨카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