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채권에 편중된 외환투자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일본 국채를 대거 매입해 일본의 2대 채권국에 등극했으며 지난 7월에는 재정위기에 몰린 스페인의 채권 4억 유로어치를 사들였다.
중국은 그동안 계속 늘어나는 보유 외환을 달러 자산에 주로 투자했으나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일본 국채를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초부터 미국의 초저금리와 단기채 수익률 하락 등으로 미국채 비중을 감소해 투자처 다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국내 상장 주식과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투자한 전체 금액중 만기 상환액을 뺀 순투자 금액은 룩셈부르크 5조5174억원, 중국 3조2780억원, 미국 3조164억원 등으로 1~3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상장채권 보유금액은 작년 말 1조8726억원에서 지난달 말 5조1505억원으로 2.7배가 불면서 국가별 채권 보유액 순위도 최하위권인 11위에서 태국, 미국, 룩셈부르크 등에 이은 4위로 급부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외환투자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중국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비중을 눈에 띄게 높여가고 있지만 중국의 외환투자 다변화는 정치적인 논리보다는 수익성 극대화를 노린 시장 논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다만 매년 크게 늘어나는 외환보유고와 외국인직접투자(FDI)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은 매년 일정 비율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미국채에 투자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은 달러자산이 외환보유고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채 매입을 중단하면 달러가치가 하락해 결과적으로 보유 채권가치가 떨어지게 되며 반대로 미국채를 계속 매입하면 국채가격이 상승해 보유자산의 수익률이 하락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적정규모의 미국채 매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