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사들의 상품중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랩(Wrap)어카운트’다.
‘랩어카운트’는 말 그대로 싸서(wrap) 개별계좌(account)를 만든 후 투자자 의향에 맞춰 다양한 종목을 운용하는 상품을 말한다. 즉 증권사가 고객과의 일임 계약을 맺고 고객의 성향에 따라 자산 구성, 운용,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상품을 뜻한다.
랩은 증권사가 ‘직접 포트폴리오 편입 종목과 비율을 결정하느냐’, ‘외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느냐’에 따라 ‘일임형 랩’과 ‘자문형 랩’으로 구분된다. 일임형 랩의 경우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와 투자정보팀이 시장에 대한 전망을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내 운용팀이 편입종목과 비율을 결정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자문형 랩은 외부 투자자문사가 분석해 발굴한 종목을 자문 받은 증권사가 투자자 성향과 주식시장 등의 종합적인 환경을 고려해 주식투자 비중과 종목별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또한 랩 상품은 투자자산에 따라 ‘주식랩’, ‘펀드랩’, ‘복합병랩’ 등으로 유형이 나뉜다.
랩어카운트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주식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와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랩어카운트는 투자자문사, 증권사 등 운용사가 시장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면서 자산을 운용한다.
국내 주식시장 등락이 종목이나 상품별로 뚜렷하게 갈리는 최근 상황도 랩어카운트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펀드와 달리 랩어카운트는 규제가 적어 주식 편입 종목을 선택할 때 일부 종목을 집중적으로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
펀드 환매로 빠져나온 돈을 흡수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랩어카운트는 지난 8월 말 기준 계약자산이 32조3283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5007억원 늘었다. 랩어카운트는 3월 이후 5개월사이 10조4008억원 급증한 것이다.
A증권사 한 연구원은 “증권사는 랩어카운트를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안정적인 자산관리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랩어카운트는 국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구조가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환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