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7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시장 전망보다 적은 규모로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43.18포인트(0.39%) 하락한 1만1126.2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7포인트(0.24%) 오른 2503.26을 기록했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82.45로 3.19포인트(0.27%) 내렸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이 국채 매입 규모를 수천억달러 정도로 제한하고 정책 집행도 수 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증시 상승세를 제한했다.
이는 다음달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먼저 5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을 발표하고 최종적으로 규모가 1조~2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한참 밑도는 것이다.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는 것도 연준이 경기부양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일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와 이날 발표한 지난달 신규주택판매가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6% 증가한 연율 30만7000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30만채를 웃도는 것이다.
신규주택판매는 전월에 비해서는 올랐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1.5% 감소해 주택시장이 회복하기에는 아직 먼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내구재 주문은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기업의 투자동향을 나타내는 비방산용 자본재 주문은 감소해 미국 기업의 투자가 냉각되고 있음을 보였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수치도 1.5% 감소에서 1.0% 감소로 상향 수정됐다.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인 2.5% 증가를 훨씬 웃돌았지만 기업의 투자동향을 나타내는 비방산용 자본재 주문은 전월에 비해 0.6% 감소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나오는 것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보스턴 소재 자산운용회사인 GMO의 제레미 그랜섬 최고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정책은 원자재 가격 급등과 자산 버블을 부추기는 등 미 경제에 장기적으로 큰 해를 끼칠 것”이라며 “연준의 추가 부양책은 ‘좀비쇼’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의 자산 매입 조치는 일종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며 “연준의 조치는 인플레이션만 유발하고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시는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낙폭을 크게 줄여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통신용 반도체칩 제조업체 브로드컴이 실적 호조로 11.66% 폭등했다. 브로드컴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1% 올랐다.
반면 미 3위 통신업체 스프린트 넥스텔은 지난 분기 예상보다 더 많은 손실을 기록하면서 9.85% 폭락했다.
달러화 강세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엑슨모빌이 1.29%, 미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가 1.32%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