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소(小)국인데 왜 대(大)자를 써서 대한민국이라고 하나?”
“예, 그건 땅이 넓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넓어서예요.”
31일 폐막되는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선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을 알려온 한국관 80여명의 도우미들이 폐막의 아쉬움을 진하게 남겼다. 28일 KOTRA는 현지에서 활동한 도우미 3명과의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중국어를 구사하며 평소 중국을 잘 안다고 생각했던 도우미들조차 중국인들이 한국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 조선이 뭐가 다르냐고 묻거나 대한민국의 대(大)자에 시비를 거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한국 여성 전부가 성형을 한 것으로 아는 듯 했다고 도우미들은 전했다. 중국 도시인들 보다는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도우미들은 밝혔다.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밀려드는 관람객을 지원하느라 힘든 일도 많았다. 다리가 아파서 침을 맞는 도우미도 있었고, 후레쉬를 터트리며 너무 노골적으로 사진을 찍어대는 관람객 때문에 눈도 많이 아팠다고 했다.
그래도 육체적인 어려움보다는 한국을 오해하는 중국인들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이 더 컸다고 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기도를 하는 도우미들도 많았고, 한두 번 울지 않은 도우미가 없을 정도였다고 인터뷰에 응한 도우미들은 전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았다고 한다. ‘파이뚜이(줄을 서세요)!’를 외치는 잠꼬대를 했다는 도우미 이야기에 너나할 것 없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했다.
줄을 서기 싫어 즉시 입장이 가능한 노약자로 가장한 중국인들 얘기는 아주 많았다. 10살은 돼 보이는 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들어와서는 유모차를 밀며 구경하기도 했고, ‘난 암 환자다’고 외치며 즉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짜 휠체어 환자가 워낙 많아 30명의 진짜 휠체어 환자를 가짜로 오인하는 실수를 범하는 미안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방문객도 많았다고 한다. 한국인 맹인 50명이 단체로 한국관을 찾았고, 청각 장애인의 방문도 적지 않았다.
며칠 후면 한국관을 떠나야하는 진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지연 도우미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늘 한국관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엑스포가 끝나고 한국관이 철거되어 다시 못 볼 것을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도우미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KOTRA 홍보팀 장수영 부장은 도우미들과 얘기하면서 “중국 지방도시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 부족이 예상보다 훨씬 심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중국 내륙시장을 노리는 우리 기업들이 귀담아 들을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