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철회 방안 검토 논란과 관련, 부처 내 입단속을 특별지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9일 “윤 장관이 한나라당에서 시작된 법인세 논란에 대해 정부는 같은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부처 내에서 법인세 관련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장관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세율을 내리는 세계적 추세와 세율이 낮은 곳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국제적인 트렌드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인들이 영업활동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고용이 창출되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고, 경제가 성장하면 세수도 원활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법인세 인하가 2012년부터 시행 예정이므로 내년 하반기 국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과 직원들에 대한 입단속 특별지시는 사실상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철회 방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부처 내에서도 윤 장관의 발언 범위를 벗어난 의견이 새나가지 않도록 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내에서 당론으로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정부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되 입법부 차원에서 부자감세를 철회키로 한다면 정부로서도 큰 부담 없이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이 문제를 결정해야 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들 내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기존 입장 고수는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을 놓고 쉽게 흔들리는 모습은 결코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며 “윤 장관도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