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가격변수의 급등락이나 해외요인과 같은 거시경제 충격이 국내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4일 한은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제 16호)'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2010년 하반기 들어 성장세 둔화 가능성 및 주요국간 통화가치 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정부 당국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해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적인 추진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서부터 촉발된 환율전쟁이 경주 G20 정상회의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환율전쟁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와 관련 "세계 각국이 자국경제 회복을 위해 통화가치 절하경쟁에 나서면서 환율분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으로 해소 노력이 강화되지만 각국의 경상수지 불균형 구조가 조기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 한은은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차입가계의 소득여건 개선과 주택가격 안정화가 필요하다"며 "원리금 상황부담을 적정수준 이내로 차입하는 구조로 개선하고 금리 변동에도 이자지급부담이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중장기채권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것도 금리, 환율 등에 가격변수 움직임에 대해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중장기채권 투자자금은 현물환 시장을 통해 유입돼 장기 국고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로 자본시장과 외환시장간상호연계성이 높아져 작은 불안요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일시에 대규모로 빠져나갈 것으로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보유액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외환건전성과 관련 "외환보유액의 큰 폭 증가에 힘입어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안정적 수준에서 유지되는 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은행의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외화차입 가산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보유액은 대규모의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에 힘입어 올해 9월말 현재 2898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단기외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단기외채 비율은 올해 6월말 현재 55.5%로 전년말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
한은은 "기업부실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조기 해소하기 위해 한계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 구조조정 추진체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