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등급 이하의 저신용등급자들을 수용해야 할 저축은행이 정작 9~10등급의 저신용자들에게는 신용대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은 9~10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조차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받아 주지 않는 9~10등급의 저신용자들은 결국 대부업체나 사채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44개 저축은행 중 절반에 가까운 21곳은 신용등급 9~10등급에 해당하는 신용대출 상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으로 따지면 48개 상품 중 과반수인 25개 상품이 9~10등급에는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
9~10등급에 대출을 하는 곳 중에서도 일부는 법정 최고금리 수준인 43%대의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신용등급 5등급 이상의 고신용자에게만 주로 대출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등급의 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9~10등급의 경우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거절 당해 대부업체 등 제3금융권으로 밀려나는 상황인 것이다.
대부업체의 경우 40% 이상의 고금리를 물리지만 자금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겐 ‘울며 겨자먹기’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부업체의 문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가 49%에서 44%로 5%포인트 인하되면서 대부업체들은 등급 심사를 강화하고 9~10등급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다.
때문에 9~10등급의 저신용자들은 법의 테두리 밖에 있어 상한금리를 적용 받지 않는 사채업을 이용하게 되고 더욱 큰 부담을 지게 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9~10등급의 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도 신용대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저축은행 중 9~10등급 대상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곳에서도 사실상 10등급에게는 대출이 나가지 않고 9등급에게도 조금 나가는 정도”라며 “원래 신용대출 상품의 타깃은 6~8등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