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교에 초고속 인터넷망을 보급하는 공공정보통신서비스(NIS) 2단계 사업이 과당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1만1000여 곳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NIS 2단계 사업은 연매출이 3000억원에 달해 기존 NIS 1단계 사업에 참여한 통신사업자는 물론 여타 통신사업자까지 속속 합류하고 있는 상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NIS 1단계 사업 때 참여했던 LG U+와 SK브로드밴드 외에 KT 역시 NIS 2단계 사업에 참여,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처럼 경쟁자가 늘어나자 이들 통신사업자는 개별 영업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담당기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를 방문해 통합보안장비, 소프트웨어, 사은품 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8일 NIS 2단계 사업에 참여한 KT, LG U+, SK브로드밴드 등 3개 통신사업자를 불러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통신사업자 선정과정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개별 학교 방문 금지를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지난 2일 각 교육청에 과열경쟁으로 민원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각 통신사업자가 개별적으로 학교를 방문해 수주경쟁을 못하도록 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면서“시도별 설명회를 통해 공동으로 홍보한 후 학교에서 통신사업자를 선정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NIS 2단계 사업에 참여하는 통신사업자는 일선 학교 관계자와 직접 접촉해 서비스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일선 교육청에서 개별 학교의 단체 신청 내역을 받아 담당기관이 통신사업자에 통보, 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의 경우 영업지사 직원이 서울지역 학교를 방문해 와이파이 AP를 무상으로 구축해 주고, 아이패드를 시험용으로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불법행위를 해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서울 노원구 소재 A중학교에 NIS 계약기간 동안 자사 초고속 인터넷 ADSL 1회선을 추가 제공키로 하는 것은 물론 와이파이 AP 1개와 아이패드 1대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당경쟁은 고소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LG U+는 서울 노원경찰서에 KT 지역 담당자를 고소, 관련 조사가 진행중이다. LG U+는 고소장에서“KT의 영업 담당자들이 LG U+의 통신망은 속도가 떨어지고 악성 코드에 취약하다며 거짓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LG U+는 지난 5일에도 같은 혐의로 KT 수원지사 담당자를 수원 남부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현재 NIS 시장은 LG U+가 60%대의 점유율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1단계 사업 이전에 구축한 학교 초고속 인터넷망을 포함해 각각 20%대, 1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