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세 민계식 현대중공업 대표 가장 나이 많아... SC제일銀 리차드 힐 대표 45세로 최연소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 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서는 능력도 있어야 겠지만 오랜 경험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여러 사업부문을 다루는 대기업일 수록 각 분야를 거치며 경영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것은 CEO가 되기 위한 필수 코스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검증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젊은 삼성’을 표방하면서 젊은 조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21세기는 세상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판단도 빨리 해야 하고 그래서 젊은 사람이 조직에 더 어울린다”고 말하며 젊은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비롯한 전면 배채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에 젊은 CEO들이 대거 등장할 경우 다른 그룹은 물론 재계 전체에까지 그 영향이 파급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CEO들의 적정 연령 수준은 몇 세일까. 이에 이투데이는 LG경제연구원의 자료와 함께 국내외 CEO들의 연령과 재임기간을 비교 분석해 봤다.
이투데이가 국내 30대 기업(상장사 매출액 기준) CEO의 평균 연령을 조사한 결과 58.5세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이 22일 발표한 ‘글로벌 기업 CEO 프로파일’에 따르면 포춘이 2010년 선정한 글로벌 상위 150대 기업의 CEO 평균 연령 역시 58.2세로 나타나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재임기간은 큰 차이를 나타냈다. 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재직 중인 글로벌 150기업 CEO의 재임기간은 평균 6.1년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30대 기업 CEO는 3.2년의 평균 재임기간을 가져 두 배 가량의 차이가 났다.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버핏, 컴퓨터 업체 델의 마이크 델, 스테이트 팜 보험의 에드워드 러스트, 제조전문기업 혼하이의 궈 타이밍이 20년 이상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 중에는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대표이사가 7년9개월로 가장 긴 재직기간을 가졌다. 최근 야당의원이 남 사장이 로비의혹을 했다고 폭로해 검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이다.
이처럼 CEO들의 재직 기간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국내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활동해 온 역사 자체부터 차이나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의 경우는 경험을 통해 검증된 사업역량이라면 더욱 믿고 맡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도 그를 환영한다. 그의 한마디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는 ‘CEO 프리미엄’이 따라 붙는다. 언제나 한 발 앞선 경영활동을 해야 하는 만큼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은 사업 전략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데 필수란 것이다.
물론 눈에 드러나는 성과는 CEO들의 필수 항목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짧은 재임기간으로 볼 때 성과에 대한 압박은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의 한 고위 임원은 “CEO는 물론 임원급 이상이 되면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받는다”며 “기업의 가치를 단기적으로 만 평가하는 풍토 역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가장 젊은 CEO로는 외국의 경우 컴퓨터업체 델을 운영하는 마이크 델이 45세로 가장 어리다. 국내에서는 45세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의 리차드 힐 대표이사가 가장 나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에스오일의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가 49세로 그 뒤를 이었다.
비율로는 외국 기업은 40대가 9.3%, 50대 51.4%, 60대 33.6%, 70대 이상이 5.7%로 나타났다. 국내 30대 기업의 경우는 40대가 10%, 50대 43.4%, 60대가 46.7%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