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품 안에 넣게 되면 국내 금융권의 판도에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매영업과 개인자산관리(PB) 업무에 강한 하나은행과 기업금융 및 외환업무에 강점이 있는 외환은행이 합병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영업 및 자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200조원(3분기말 기준)의 하나금융이 116조2000억원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 316조원대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게 된다.
자산 규모로만 보면 우리금융(332조3000억원), KB금융(329조7000억원)에 이어 3위로 신한금융(310조원)을 앞선다.
두 은행의 강점 또한 달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도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 대신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튼 것은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은 국내 353개, 해외 27개 등 총 380개의 지점망을 갖추고 있다. 하나금융은 국내 649개, 해외 법인 및 지점 9개 등을 갖춰 두 은행이 합치면 영업망은 1000여개가 넘는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광범위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외환은행은 올해 외환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45%에 달하는 등 외환과 무역금융 업무에서도 독보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테일(소매영업) 중심의 하나은행과 수출기업 영업 중심의 외환은행은 업무영역에서 많은 부문 겹치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은행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4대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이후에도 '외환은행' 행명을 변경하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2개 은행 경쟁 체제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외환은행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시각은 다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이 시너지를 내려면 궁극적으로 합병을 해야 하며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따라서 직원들간 화합 등이 선결돼야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