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연평도를 포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외관상 큰 동요없이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포격 직후에는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자사 인력의 안전 여부를 확인 한 후 지금까지는 별 다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패션업체 신원의 한 관계자는 24일 “초반에는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부분이 큰 동요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일부 입주업체 근로자들은 야근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이임동 사무국장 역시“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라며“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체류 인원의 신변안전을 감안해 일단 24일 하루동안 개성공단의 방북을 불허한 상태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방북 금지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운송과 관리인력 이동이 중단돼 제품생산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지만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장기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신원의 한 관계자는“예전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도 원자재 운송 및 관리인력 이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만약 통제가 장기화된다면 생산이 중단되거나 지연되겠지만 현재까지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개성공단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남북관계를 전면 차단한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긴장완화를 위한 완충지대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별다른 통제는 받지 않았다.
특히 북한으로서는 4만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 개성공단과 관련해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 모습과 달리 원자재 운송 및 관리인력 이동이 차단돼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는 입주업체들도 많다.
셔츠 제조업체인 나인모드의 한 관계자는“지금 당장 원자재가 들어가야 하는데 보류됐다”며“하루 이틀만 원자재 공급이 막혀도 손실이 크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일부에서는 북한군의 추가 도발이 이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 개성공단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한미 합동군사훈련인‘키리졸브’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에 대한 인력 및 장비의 출입을 차단, 일시적으로 우리측 인력이 억류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또한 5.24 조치 당시에도 정부는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검토했던 전력이 있어 사태 전개 여부에 따라 개성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카드가 재차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