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마당안에 들어가서 가장 눈에 뛴 것은 화장실 내 그래피티다. 단순한 화장실이 아니라 투박한 콘크리트 위에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그래피티들이 산재해 있다.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선택해서 걸어올라가면 더 많은 상상들을 접할 수 있다. 계단 통로 곳곳에 작품들이 걸려있는 또 하나의 갤러리다. 건물 모든 부분이 상상력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상상마당은 2007년 KT&G가 예술인들에게는 문화 예술 창작 활동 지원을, 일반인들에게는 넓은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대지 660㎡(200평), 연건평3366㎡(1020평)의 지하 4층 지상 7층 건물로 영화관, 공연장을 비롯하여, 디자인전문숍, 갤러리, 아카데미, 스튜디오와 시네랩 그리고 카페로 꾸며졌다.
KT&G는 △바른기업 △깨어있는 기업 △함께하는 기업이란 기업 경영이념 가운데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이념 구현을 위해 상상마당을 설립했다. 사회로부터 받은 경제적 이익과 혜택을 문화에술에 지원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고 문화예술과 기업의 상생을 목표로 한다.
상상마당의 지속가능성은 디자인스퀘어를 통해 눈여겨볼 수 있다. 디자인스퀘어는 국내 독립디자이너들의 독특한 감성과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을 전시와 판매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2주, 3주 단위로 디자이너들의 전시가 진행되며 시민들로 하여금 문화소비에 참여하게 한다.
이러한 선순환구조 가운데 상상마당은 신진작가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신진작가를 소개하는 상상마당 갤러리 Ⅰ이 바로 그런 공간이다. 그 동안 서교육십, 실험실전, 서교난장 등을 통해 신진작가들을 소개하고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전달해왔다.
상상마당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정 프로그램에 의한 전달 방식이 아닌 자유로운 제안을 통해 이용자들이 직접 꾸며가는 공동의 장을 지향하는데 있다. ‘Do Dream [상상 두드림]’라는 프로그램은 상마당의 영화관이나, 공연장, 갤러리, 스튜디오와 카페 등 모든 공간에서 이뤄보고 싶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프로그램 기획안을 응모를 통해 실제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또 눈여겨볼만한 것은 2008년 시작된 ‘상상마당 한국 사진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한국 사진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사진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중시하면서도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사진가를 지원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상상마당은 선발된 작가에게 작가지원금과 작품집 발간과 전시회 그리고 아트페어 참가를 지원한다. 2008년 1회를 시작으로 2009년까지 총 4명의 작가를 지원했다.
KT&G 상상마당은 작가의 창작 결과물인 공연이나 전시, 퍼포먼스, 영화 등 다양한 감성을 담아내는 발표장인 동시에 공간 자체가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유기체로서의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홍콩의 프린지 클럽’처럼 대한민국 복합문화공간의 새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12월 1일부터 12월 28일 까지 약 한 달간 진행 되는 KT&G 상상마당 ‘서교난장 2010: 회화의 힘 전’이 그 목적지로 안내해 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상상마당 갤러리 1은 12 월 1일부터 28일까지, 갤러리 2는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나누어 진행된다. 갤러리 1에서는 참여작가의 대형작품을, 갤러리 2에서는 참여작가의 소형작품 중심으로 기성 미술시장의 흐름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는 회화들이 소개된다.
서교난장은 서교동에 위치한 상상마당에서 대안적아트페어를 모색하고 신예 예술가들의 창작환경에 대안적 역할을 제공하고자 매년 KT&G상상마당에서 기획되는 전시다. 기성아트페어에서는 접하기 힘든 참신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어 미술시장의 활성화에 새로운 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8년 이후 3회를 맞는 ‘서교난장 2010: 회화의 힘 전’은 상상마당과 함께 (사)비영리전시공간협의회에 속한 10개의 공간 25명의 작가가 모여 회화를 통해 서교난장의 본래의 취지를 살림과 더불어 새로운 회화의 경향과 미학을 살펴보고 새롭게 변한 사회, 문화 정서를 읽고자 한다.
상상마당 갤러리 김노암 전시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지난 몇 년간 시장중심으로 움직여온 감성과 인식에 대해 다른 지점(파열)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어렵지만 미술시장의 새로운 미적 영역을 만들고 신예 미술가들이 창작에 지속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컬렉션 문화가 자리잡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