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링~ 네, ㅇㅇ공인중개사무소입니다. 급매물이요? 요즘은 없어요. 한 2000만원은 더 쓰실 생각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최근 기자가 찾아간 서울 송파구의 중개업소들은 여느 때와는 달리 분주한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오는 대부분은 급매물을 찾는 매수자들이었다.
이 지역 S공인 대표는 “호가가 단기간에 치솟은 탓에 매수자들이 부담을 갖는 거 같기도 해요. 그래도 이렇게 문의가 잦다보면 한 두건씩은 성사되게 마련이죠”라고 말하며 미소를 띠었다.
거래량 상승에 따른 주택시장 회복세는 지방에서 먼저 감지됐다. 침체의 골이 깊었던 부산·경남의 집값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대전·충북·전북 등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들어서만 5~8%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 거래활성화와 집값 상승은 경부축을 타고 수도권과 서울로 번졌다. 서울·수도권 지역의 상승세는 전셋값 상승과 맞물려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 반전에 성공해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10월부터 반등을 시작한 강남 재건축은 11월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강남 재건축 매매가 상승률은 0.05%를 기록, 지난 1월 이후 첫 반등세를 보인 뒤 약보합세를 등락하다 10월과 11월 0.28%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3.3㎡당 매매가격(11월)도 3317만원으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 대치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은 최근 1~2개월새 4000만~5000만원 가량 가격이 뛰었다. 이 결과 지난 11월4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 지난 2월1주 이후 41주 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한동안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중대형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집값 하락폭이 컸던 버블세븐 지역의 가파른 오름세는 이를 입증한다.
분당신도시 서현동에 위치한 S중개업소 실장은“10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5억6000만~5억7000만원선 정도였던 분당신도시 서현동 삼성한신시범단지 108㎡형이 6억~6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요. 5억원 초반대였던 한양시범단지 111㎡도 지금은 5억700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라고 말했다.
용인도 죽전이나 상현동, 동천동 등 일부단지를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값 상승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서울에서는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군수요가 살아나면서 목동지역의 움직임도 눈에띤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1차 128㎡의 경우 시세가 한달새 5000만원이나 뛰었고, 9억원대였던 목동신시가지1단지는 최근 호가 10억원 이상의 매물이 등장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