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글로벌 영역을 보다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국민, 우리, 신한금융과 함께‘4강 체제’를 구축한 이후 글로벌 영역 확대로 또 한번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승유 회장도 5주년 하나금융 출범 기념식에서“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세계시장 진출에 힘이 실린 만큼 글로벌 영역을 넓히는 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나銀, 해외 개척과 현지화‘집중’= 하나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2011년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등 현지화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나은행은 최근 중국 길림은행에 3억1600만 달러 규모의 지분을 투자해 동북 3성 지역의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베트남지점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의 지분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해외지역 현지화를 통한 동아시아 선도금융그룹으로 우뚝 서기 위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법인 2개(중국과 인도네시아), 지점 4개(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의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중국내 네트워크는, 홍콩∼북경∼청도∼심양∼창춘∼하얼빈을 연결하는 중국내 금융벨트를 구축 중이다. 이는 지역적으로 동북 3성을 집중 공략해 이 지역의 리딩뱅크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중국 하나은행은 2007년 말 법인으로 전환, 기존 5개에 불과하던 영업점을 1년 반만에 13개로 대폭 확장했다.
◇외환銀 해외 네트워크 십분 활용= 하나금융은 글로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올해 외환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45%에 달하는 등 외환과 무역금융 업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해외 법인과 지점을 모두 합쳐 9개를 보유한 반면 외환은행은 해외 법인과 지점이 모두 27개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하나금융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법인 2개(중국과 인도네시아), 지점 4개(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2015년에는 자산규모 기준 세계 5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벤치마킹으로 삼은 곳은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이다. 스페인 내 4~5위에 불과하던 산탄데르 은행은 1994년 바네스토 은행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스페인 2대 은행으로 올라섰다. 현재도 하나의 금융지주사 아래에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같은 현지화를 통해 해외투자전략을 펼치며 해외영업자산비중을 현재의 5.4%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금융의 해외진출 기간을 줄이면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기로 했다.
중국 하나은행의 예를 들면 다른 한국계 은행과 달리 중국 금융계의 현지 유명인사들을 사장과 감사로 임명하고 부행장과 본부부서 부장, 지행장 등도 현지 은행업무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 있는 현지 중국인으로 채용했다. 이는 산탄데르은행이 현지의 역사적, 문화적 환경에 동질감을 느끼면서 현지화를 추진하는 전략과 맞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