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보험료의 신용카드 결제 문제를 놓고 6개월간 협의했지만 매듭을 짓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 '빅3' 생보사 중에서 삼성생명만 삼성카드와 협의를 끝내고 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은 각각 지난 9월과 10월 카드 결제를 중단했으며 내년 1월1일부터 ING생명이 보험료의 카드결제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중소형 생보사들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카드결제 중단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이 카드 결제를 중단하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와 저축성 보험의 카드 결제 포함 여부를 두고 카드사들과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욱이 저축성 보험료를 카드로 받으면 보험료의 3% 정도를 카드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게 된다"며 "결국 보험료를 높일 수밖에 없으므로 수수료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6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 당시 은행 예·적금이 카드 결제금지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예·적금과 성격이 같은 저축성 보험도 카드 결제 대상이 아니라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반면 카드업계는 만기 전에 해약하더라도 원금과 보통예금 이자를 주는 은행의 예·적금과 저축성 보험의 성격이 똑같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을 카드 결제대상에 포함하면 가맹점 수수료는 조정할 수 있다"며 "다만 보험사들의 요구대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1.5%로 낮추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수수료 1.5%는 가맹점 최저 수준으로 골프장·주유소 등에 적용되는데 이는 카드결제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카드 결제비중이 0.24%에 불과한 대형 생보사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편 카드 결제 중단 확산으로 소비자들은 은행 계좌를 통한 자동이체로 납부 방식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