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장벽 높아도…中게임시장은 '기회의 땅'

입력 2011-01-06 11:00 수정 2011-01-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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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높은 中시장 진출 선두탈환해야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글로벌 FPS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지난 8월 동시접속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제2의 한류’ 붐을 일으키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이었다. 하지만 중국 게임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더니 바짝 뒤쫓아 기우를 넘어서 추월 당한 지 오래다.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내에서 한국 게임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80%에 육박하던 한국 온라인게임의 점유율이 지난해 25.6%까지 급감하는 등 게임강국의 위상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9년 중국 온라인게임은 39억6200만 달러 규모로 전년과 대비 무려 55.4%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였다. 2009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1.3%로 그 어떤 나라보다 높다. 이는 23%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에 비해 무려 8.3%나 높고 유럽(16.1%)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 매머드급 중국의 ‘파워’, 거대 자본 침투=오랜 시간 승승장구해 온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3년 전인 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 이후로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자료조사 전문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09년 3분기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중국 게임 업체는 텐센트(20%)다. 그 뒤를 샨다(18%), 넷이즈(12%) 순으로 점유율이 높다.

국내에서는 페이스북, 구글이나 야후 같은 IT 기업 보다 인지도가 낮지만 텐센트는 세계 3위 IT 기업으로 시가총액만 중국 토종 검색 회사인 바이두의 2배인 약 46조원에 달한다. 야후보다 앞서며 국내 온라인게임 1위 업체인 엔씨소프트와는 무려 9배나 차이가 난다.

텐센트의 성공에는 ‘QQ메신저’라는 막강한 플랫폼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2009년 기준 약 10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QQ메신저로 인해 텐센트는 지난 6년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 준적 없는 샨다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미르의 전설로 중국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샨다는 2009년 9월 게임 부문 자회사인 ‘샨다 게임즈(Shanda Games, SDG)’를 나스닥에 분리 상장시켜 1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이렇게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다시 우리나라의 유명 게임 개발사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샨다는 2004년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해 지금은 최대주주로 있다. 또 지난해 9월엔 드래곤네스트 개발사인 아이덴티티를 1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중국 거대 자본의 침투는 매우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진입장벽 높아져…한국 게임 업체들 “억울해”=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한국 게임업체들이 중국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과 불공정한 대우로 인해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표절 문제. 웹젠의 뮤를 본뜬 뮤 엑스(Mu X), 넥슨 카트라이더를 본뜬 QQ스피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와 유사한 명장삼국(WOF), 와이디온라인 오디션과 유사한 슈퍼댄서 온라인, JCE의 프리스타일과 유사한 익스트림바스켓볼은 이미 유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짝퉁게임들이다.

이런 중국의 게임 표절은 게임 창작자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하지만 한국 게임사가 중국 자국 게임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표절 등 저작권 문제로 중국 자국의 퍼블리셔와 분쟁이 생길 경우 해당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를 받을 수 없고 퍼블리셔의 중간 교체도 할 수 없어 손실을 감내하고라도 소송을 아예 제기하지도 않는 등 업계의 한숨은 높아져가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판호를 신청하면 중국 공무원들이 게임의 소스를 빼돌려 바로 표절 게임을 만들도록 한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하면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수년의 소송기간 동안 표절 게임은 계속 서비스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스타2010 전시회장 모습.

◇ 여전히 매력적인 ‘中 게임시장’=중국 게임 산업이 발 빠르게 뒤쫓고 있고 자국 산업 보호도 심하지만 분명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오플이 개발하고 삼성전자가 서비스하는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 가운데 최초로 동시 접속자수 21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고 스마일게이트의 1인칭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했지만 중국에서 소위 대박이 났다.

중국 시장이 예측불가능한 시장이지만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게임들은 현지 유저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고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작해 현지화에 충실했던 점과 현지 퍼블리셔가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친 점이 성공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넷 보급률과 게임 이용자 수가 적은 농촌지역에서도 빠른 보급화가 이뤄지고 있고 기존 이용자의 충성도는 높아지고 있으며 신규 이용자들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중국 시장은 여전히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내 온라인게임사들 간에 골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는 것.

한 게임업체 해외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은 총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비교 하위에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대량공세와 빠른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게임의 완성도까지 언제 추월해낼지 모르는 무서운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음은 잊지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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