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차라리 내집마련"

입력 2011-01-18 11:23 수정 2011-01-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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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시장 들썩...땅값도 꿈틀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이 활활 타오를 조짐이다. 시발점은 들썩거리고 있는 전셋값이다. 일주일새 수천만원씩 오르는 전세보증금을 견디지 못한 전세세입자들이 아파트 매매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 추석연휴 이후 16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맷값이 바닥이라 판단한 전세 수요자들이 이제 집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덩달아 땅값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하던 강남권 땅값이 지난해 11월 상승세로 반전된 데다, 그간 외면받던 LH 등 지방 공공택지로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경매시장에서도 수도권의 3억원 이하 소액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고공행진 중이다. 전세값이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싼값에 내집마련을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다시는 살아날 것 같지 않던 부동산 시장에 따스한 봄기운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땅값 상승반전…LH 등 지방공공택지도 팔려 = 최근 토지시장을 다시 달아오르게 하는 진원지는 강남권이다.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토지시장도 강남권이 시발점이 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해 4월부터 내리막을 탔던 강남권 땅값이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로 반전되자, 같은 달 전국 지가도 5개월만에 상승전환 됐다.

수도권 주변에 5조원에 이르는 토지보상금이 풀린 탓도 있지만, 최근 주택시장 상승무드와 궤를 같이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토지시장 상승반전은 지방 공공택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던 LH 등 공공이 판매하는 수익형 부동산 택지가 속속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토지 판매량이 증가한 데 이어 새해에도 수도권과 혁신도시 등 지방을 막론하고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공동주택지는 작년 한 해 39필지가 팔렸다. 작년 상반기 매각 건수는 1월 1건, 2월 1건, 5월 5건, 6월 3건 등 10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7월 1건, 8월 4건, 9월 4건, 10월 5건, 11월 3건, 12월 12건 등 29건으로 늘었다.

용도별로는 임대 아파트 4필지, 분양 아파트 35필지이고, 분양 아파트의 규모별로는 60㎡ 이하 3필지, 60~85㎡ 24필지, 85㎡ 초과 8필지로, 중소형 분양 아파트 용지가 많이 팔렸다.

LH 관계자는 “원룸 등을 지어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수요자의 문의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난, 집값 들어올려 = 전세난은 어제, 오늘얘기가 아니다. 지난 2009년 9.9%, 지난해 7.2% 등 지속적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다. 최근 전세대란과 다른 것은 올해부터는 그나마 입주물량마저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입주물량은 37%정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09년부터 대거 공급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을 기대하던 실수요자들도 최고 1억원 이상 오르는 전세값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다. 수도권 시장에서 전세매물이 동난지 오래고, 견디지 못한 ‘자발적 전세세입자’들 마저도 소형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맷값이 추석연휴 이후 16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줄곧 보합세를 유지해오던 서울에서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올들어 아파트 값이 오른 곳은 12개구로 서초, 양천, 광진, 송파, 동작, 금천구는 0.2%씩 올랐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6만3000여건으로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을 막론하고 거래가 살아나는 양상이다.

◇싼값에 내집 사자…경매시장 ‘활활’=경매시장이 불붙은지는 오래다. 이미 저렴한 강남권 아파트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티마게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소형 아파트가 인기다. 전세난에 저렴한 소형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감정가 3억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83.9%로 지난해 12월의 82.8%에 비해 1.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4월 85.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감정가 3억원 초과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80.6%로 전 달(80.5%)보다 0.01%포인트 높아졌지만 3억원 이하보다는 낮았다. 서울의 3억원 이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4월(90.5%) 이후 최고치인 87.7%를 기록하며 전 달에 비해 0.06%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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