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언제쯤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할까. 동아제약, 녹십자 등 국내 대표 제약사가 지난해 순조로운 매출 상승세를 이어 갔지만 매출 1조 클럽 가입에는 실패했다.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지난해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매출이 늘어난 점을 미뤄볼때 매출 1조 달성 시기도 단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신약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아제약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84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5.71% 상승했다. 기존 제품 ‘박카스’의 꾸준한 수익증가와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시장 점유율이 20%대를 넘어선데 따른 것이다.
특히 동아제약은 이미 30여개국에 특허를 획득한 ‘자이데나’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3상 실험이 막바지에 이르러 허가절차까지 문안하게 진행된다면 올해가 아니더라도 곧 해외시장 점령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돼 올해도 기대하는 제품으로 꼽았다.
또 이 회사는 지난해 삼천리제약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영역인 원료의약품 분야의 진출과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올해에는 소화기와 비뇨기과에 중점을 둔 천연물신약, 화학물신약 개발에 열중할 것”이라며 “지난해 6.5%였던 연구개발(R&D)분야를 이번에는 7~8%대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린 녹십자도 1조 클럽 달성에 유리한 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2010년 매출 7910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23%성장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각종 제재 등으로 인해 위축된 시장상황 속에서도 주력분야인 계절독감 백신과 신종플루 백신의 매출 기여와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PBS 바이오테크(Biotech)와 바이오의약품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녹십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있어 초기투자 비용 및 운용 비용절감 효과를 얻어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제품개발이 가능하게 됐고 올해 가시적인 매출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F’와 국내 4번째 천연물신약 골관절염치료제 ‘신바로’를 최근 출시하고 계절독감 백신의 국제보건기구(WHO) 사전심사제도(PQ) 승인을 통한 수출확대로 올해 경영실적은 지난해 비해 약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웅제약은 안정적인 매출 상승세로 3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대웅제약이 올해 10% 대의 안정적 매출 성장세로 6000억원대 후반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업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대웅제약은 주력제품인 ‘올메텍’, ‘글리아티린’, ‘우루사’ 등의 성장과 ‘프리베나’ 등 신제품 도입으로 매출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인 ‘올메텍’은 매출 907억원을 거둬들여 전체 의약품 판매 3위를 기록했고 피로회복제인 우루사도 지난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일본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10여개 국에 연간 1600만달러(약 170억원)을 수출하고 있는 이 제품은 올해도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웅제약은 다국적제약사 베링거 인겔하임과 화이자 제품의 국내 영업을 맡아 매출액이 증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계속된다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유한양행도 2010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3% 증가한 64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상승폭이 적긴 하지만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따지면 향후 전망은 더 밝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배터리 전동칫솔 ‘암&햄머 스핀 브러쉬’를 국내 선보이며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입지가 다져진 일반의약품 분야의 마케팅 강화와 함께 현재 전문의약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며 올해 매출 증대에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