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오는 3월 애플 아이폰의 국내 판매에 나선다. 이에 따라 KT와 아이폰을 무기로 정면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4일 애플과 협상을 갖고 아이폰4 국내 도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오는 3월부터 SK텔레콤에서도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여러차례 아이폰 도입을 시도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정만원 SK텔레콤 부회장은 지난 1월 17일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아이폰도 똑같은 스마트폰인데 출시 못할 이유가 없다”며 아이폰 사후관리서비스(AS)가 개선되면 도입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발언 직후 한달 만에 애플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와 함께 스마트폰 라인업 양대 축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로 하반기 시장 점유율 50% 사수에 성공하며 위기를 넘겼다. 갤럭시S 가입자는 현재까지 2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여기에 아이폰4가 도입되면 시너지는 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SK텔레콤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390만명이다.
또 모토로라, 림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반면 KT는 지난 2009년 11월 아이폰3GS 도입 후 AS 개선,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으로 애플에 대한 노하우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까다로운 애플 정책에 적절히 대응해온 만큼 앞으로도 SK텔레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춘 반면 KT는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2010년 KT가 확보한 스마트폰 가입자는 모두 245만명. 이 가운데 200명 이상이 아이폰 가입자다. KT는 2009년 11월부터 210만여대 아이폰(3GS, 4 포함)을 팔아치웠다. 그만큼 아이폰이 KT에 매출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KT도 자사 스마트폰 가입자가 지나치게 애플에 의존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왔다. 특히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예상 시나리도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에 독점 공급 중인 HTC와 팬택 등 제조사가 KT와 손잡은 것도 KT가 아이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스마트폰보다 상대적으로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아이폰을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KT는 아이폰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데이터 이용량을 3배 이상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와이파이와 3G망을 모두 갖춘 KT가 유리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통신사업자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네트워크를 가동하느냐에 따라 아이폰 서비스 질이 달라진다”며 “경쟁사에서 아이폰을 출시해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