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2차 재스민 시위를 원천봉쇄했다.
중국 당국은 27일(현지시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경찰특공대(SWAT)와 사복경찰을 파견해 군중이 모이는 것을 막는 등 이른바 ‘중국판 재스민 혁명’ 시위를 차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해외 화교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사이트인 ‘보쉰’에서는 매주 일요일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자는 글이 올라와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일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권력을 총동원해 시위참가자로 의심되는 행인을 구속하고 사람들을 해산시키는 등 시위가능성을 철저하게 막았다.
당국의 대응은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잠재적인 민주화 시위 촉발 가능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터넷에 대한 당국의 감시와 통제도 더욱 엄격해졌다.
보쉰사이트는 정부 소행으로 의심되는 해킹 공격을 받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정도다.
중국 당국은 재스민의 중국말인 ‘모리화(茉莉花)’와 주중 미국대사인 ‘존 헌츠먼’도 검색 금지어로 지정했다.
헌츠먼 대사는 지난 20일 베이징 왕푸징에 모습을 나타내 논란을 빚었었다.
중국 당국은 외신 기자들의 취재활동도 차단했다.
WSJ는 경찰들이 블룸버그TV의 스티븐 엥글 등 몇몇 외신 기자들을 연행했고 그 와중에 엥글이 사복경찰로 의심되는 사람들에 의해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당국은 지난 25일 북경일보에 외신기자들도 취재시 3일 전에 당국의 허락을 받으라는 가이드라인을 공표했고 26일에는 외신 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중국 법규 준수를 요구했다.
한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네티즌 마음 달래기에 나섰다.
원 총리는 이날 신화통신을 통해 이뤄진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추고 물가를 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 총리의 발언은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춘 과거와 달리 내실을 기해 민생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불과 며칠 안 남은 상황에서 이집트와 리비아 등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민주화 열풍이 중국으로 불어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