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이마트 계열분리 후 지분 상속 향방 관심
최근 재계 주요 이슈메이커 중 한 곳은 단연 신세계그룹이다. 지난달 15일 신세계는 인적분할을 통해 신세계와 이마트를 분할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일에는 상반기 M&A(인수합병) 최대 매물 중 하나인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후 불과 하루만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며 인수전 참여 포기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보유주식이 많다보니 현금배당 순위에서도 재벌가 총수들과 어깨를 견주며 고액 현금배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주)신세계 652만4486주(17.3%)와 신세계 건설 37만9478주(9.49%)를 보유해 주식평가액(3월8일 종가 기준)이 1조7310억원에 달한다.
실질적인 경영은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이자 그룹 회장으로써 이명희 회장은 막후에서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가의 자제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경영스타일이 가장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듣는 이 회장은 신세계를 롯데와 함께 국내 유통업의 쌍두마차로 자리매김시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 회장과 신세계그룹에 있어 주식은 경영권을 행사하는 밑거름임과 동시에 적법한 경영권 승계도구로써의 역할도 했다.
지난 2007년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신세계 주식 66만956주를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납부해 화제가 됐다.
현물로 납부한 신세계 주식은 당시 가치로 3500억원 가량으로 재계 역사상 최대금액이었다. 종전 최고기록은 2006년 8월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의 유가족이 납부한 1830억원. 더욱이 당시 납부한 증여세는 이명희 회장의 지분이 아닌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명희 회장 남편)이 보유하고 있던 당시 신세계 지분 전량(7.82%)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향후 이 회장의 보유지분을 자녀들에게 상속·증여할 때도 천문학적인 세금납부가 예상된다. 정 명예회장의 지분보다 이 회장의 지분이 훨씬 많은 점을 감안하면 용진·유경 남매는 수천억원대로 예상되는 상속·증여세를 경영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식으로 현물납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세금 규모 외에도 이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어떻게 상속할 것인지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지난달 신세계가 백화점과 이마트를 기업분할키로 결정하고 향후 용진·유경 남매가 어느 기업의 경영을 맡게 되느냐가 지분상속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