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클린턴에도, 부시에도…美 경제·외교정책 매서운 비판

입력 2011-04-05 11:00 수정 2011-04-0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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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편집자주 :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를 거쳐 중동의 ‘재스민혁명’까지, 글로벌 경제는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깊은 고찰과 비전으로 정책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석학들의 시각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시대를 이끌고 있는 석학들의 비전을 분석하고 상아탑을 넘어 실물 경제의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들의 경제이론과 그들의 삶을 조명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

②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③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④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⑥ 제프리 삭스 콜럼비아대 교수

⑦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⑧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

⑨ 존 내쉬 프린스턴대 박사

⑩ 앨빈 토플러 뉴욕대 학사

⑪ 폴 새무얼슨 하버드대 박사(2009년 사망)

⑫ 오마에 겐이치 UCLA 교수

⑬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

⑭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학원대 교수

⑮ 노구치 유키오 와세다대 교수

▲약력 : △1953년 미국 뉴욕 출생 △1974년 예일대 졸업 △1977년 MIT 경제학박사 학위 취득 △1982~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회의 활동 △1991년 전미경제학회가 40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주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수여 △1994년 ‘아시아 기적의 신화’에서 아시아 경제 발전 한계 지적 △현재 프린스턴대 교수, 뉴역타임스 고정 칼럼니스트 등 △주요저서: 기대 체감의 시대(1990),통화와 위기(1992),경제학의 향연(1994),불황 경제학(1999), 미래를 말하다(2007년) 등

2008년 10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상은 술렁였다.

그의 실적으로 따지면 노벨상 수상은 당연한 귀결이었으나 실제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엔 너무 젊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크루그먼이 55세라는 나이에 노벨경제학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까지 분리돼 있던 국제무역과 경제지리학이라는 연구 분야를 통합해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을 만든데 기인한다.

그의 신무역이론은 고전적 무역이론에서 무역발생의 원인으로 꼽는 비교우위가 없더라도 소비자들의 다양성에 대한 선호나 규모의 경제 등에 따라 국가들이 무역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무역이론은 자유무역의 화신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비교우위론은 “왜 무역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각국에는 지리나 자원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는 사과를 만들기에, 어느 나라는 석유 생산에, 어느 나라는 비행기 제작에 유리하기 때문에 각각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특화해 교역하는 것이 무역이다”라는 이론이다.

하지만 실제로 무역은 선진국끼리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교역하는 경우가 대부분. 예를 들어 일본과 미국은 양국 모두 컴퓨터와 자동차를 만들고, 그것을 서로 수출입하고 있다. 많은 산업제품 역시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생산에 유리한 조건이었던 제품만 교역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크루그먼은 이처럼 모순된 기존의 무역이론에 반기를 들었다. 1979년 국제무역이 유사한 제품을 거래하는 국가에 지배된다는 겨우 10페이지짜리 소논문으로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또 규모의 경제와 교통비 및 물류비 감소로 인해 점점 많은 인구는 도시에 살게 되고 유사한 경제 활동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도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도시의 구매력이 높아지면 더 많은 인구가 도시로 유입된다. 그 결과는 첨단기술이 집중된 도시의 핵심지역과 덜 개발된 지역으로 나뉘게 된다.

크루그먼은 이처럼 지리조건이나 자원은 같아도 우연의 차이가 무역의 차이로 확대되는 경제지리학을 쉬운 모델로 풀이했다.

그는 또 1994년 아시아의 경제 위기를 예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포린 어페어’에 발표한 논문 ‘아시아 기적의 신화’에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기술과 제도의 발전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과다투입에 의존한 것으로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 3년 후 이들 국가는 실제로 혹독한 금융위기를 겪게 됐다.

크루그먼은 또 일반인을 위한 경제학 해설의 명수이자 ‘여론 형성가’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1990년에 나온 ‘크루그먼 교수의 경제 입문’은 미국 경제 분석의 형태를 취하면서 기본적인 경제 개념에 관해 알기 쉽게 풀이해 온라인 잡지 ‘슬래이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동시에 그는 빌 클린턴 정권의 경제정책 멤버인 로버트 라이슈, 롤러 단드레아, MIT 동료인 레스터 서로 교수, 브라이언 아서 교수 등을 싸잡아 비판해 앙숙지간이 됐다.

하지만 크루그먼이 부시 정권 출범 이전부터 써 온 뉴욕타임스 고정 칼럼은 부시 정권의 경제 및 외교정책에 대한 거침없는 독설과 명쾌한 경제분석으로 미국 언론계의 양심으로 통하고 있다.

최근 그의 관심의 초점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빗대, 세계가 유동성 함정에서 빠져 나오려면 인플레 기대를 높일 수 밖에 없다는 데 맞춰져 있다.

크루그먼 교수가 이 주장을 담은 논문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각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후 일본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크루그먼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지난 2009년에는 “1990년대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기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지금 미국 정부도 당시 일본과 똑같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일본을 비판했던 자신의 과오를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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