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방사능 공포가 일본산 해산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고려해, 일본산 식품 수입을 3개월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산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인도가 처음이다.
같은 날 유럽연합(EU)도 일본산 식료 및 사료 수입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할 방침을 나타냈다.
앞서 호주와 싱가포르는 원전 인근에서 생산된 식품 수입을 중단했고 미국도 원전 근처에서 나온 우유와 야채, 과일 수입을 금지했다.
해외에서 일본산 식품에 대한 보이코트 움직임이 거세지자 특히 현지 어촌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에서 수산물 도매업에 종사하는 한 남성은 “일본인은 식품 안전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역풍이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센누마시 수산과의 소마카와 히로시 부참사는 “악성 소문에 따른 피해가 커 걱정”이라며 “어업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수산물 보이코트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악성 루머에 따른 영향은 이미 해외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호주 수산물 업체인 클린 시즈 튜나는 "해외에서 양식 노랑꼬리 킹피시(부시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통 일본이나 미국에서 수입해온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루 이세탄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나니 압둘 마나프 씨는 “판매 중인 일본산 해산물은 쓰나미 전에 들여왔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서도 “품절되면 인근국에서 조달하고, 공급 물량이 없으면 그 해산물은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남쪽 이바라키현 앞바다에서 잡힌 까나리에서 1kg당 4080Bq(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원전 인근에서의 까나리 조업이 중단됐다.
이는 방사능 공포에 앞서 쓰나미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일본 어촌에 또 한번의 고통을 안기고 있다.
유엔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어선 1만8500척이 파손되거나 자취를 감췄고, 어업 활동의 90% 이상이 사라진 지역도 있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농업이나 어업이 동북 지방 최대 산업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업종의 회복은 일대 부흥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2009년 어업 생산량은 일본 전체에서 530만t이며, 이 가운데 동북지방이 25% 가량을 차지했고, 후쿠시마현은 83만t, 이와테현은 19만t, 미야기현은 36만t이었다.
게센누마와 같은 대형 어항에서 어시장은 지역 경제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기잡이를 포함해 어선에 연료를 대주는 회사와 어시장을 찾는 관광객 맞이 음식점까지,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쓰나미가 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면서 현지에는 건물 잔해 더미만 수북하게 쌓여있고 게센누마 남단은 여전히 침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