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전 세계 증권거래소의 인수ㆍ합병(M&A)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나스닥에 상장해 있는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석세스팩터가 상장 시장을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바꾸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를 인용,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당수의 유럽 직원을 거느린 석세스팩터는 유럽에서도 IPO를 준비하고 있어 NYSE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NYSE를 운영하는 NYSE유로넥스트가 지난달 독일 증권거래소 도이체 뵈르제와 합병하기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라스 댈가드 석세스팩터 최고경영자(CEO)는 "NYSE유로넥스트가 도이체 뵈르제와 합병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모두 기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독일에서 IPO를 시행함으로서 유럽의 석세스팩터 직원들은 회사가 좀 더 가까이 존재한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세스팩터가 상장 시장을 NYSE로 선회하면서 나스닥은 비상에 걸렸다. 석세스팩터는 올해 나스닥이 상당히 공을 들인 종목 중 하나이기 때문.
시가총액 30억달러인 석세스팩터는 지난 2007년 나스닥을 통해 IPO를 실시한 후 주가가 293% 급등했다.
금융정보업체인 딜로직스에 따르면 석세스팩터의 주가수익률은 2007년 이후 나스닥 IPO 가운데 7번째로 높았다.
나스닥은 IPO 수수료가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자금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WSJ에 따르면 기업은 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는 데 4만~50만달러의 비용을 지불한다. 지난해 NYSE유로넥스트는 전체 매출의 17%에 달하는 7억5000만달러를 IPO 수수료로 챙겼다.
이번 소식은 나스닥이 도이체 뵈로제보다 더 높은 인수가로 NYSE유로넥스트에 제안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터라 나스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고 WSJ은 전했다.
나스닥은 지난 1일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와 손잡고 113억달러에 NYSE 유로넥스트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댈가드 CEO는 "석세스팩터는 나스닥이 NYSE유로넥스트 인수 여부와 무관하게 독일과 미국 동시상장을 원한다"며 "소유권은 변할 수 있지만 독일사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