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을 도외시해 시끌벅쩍한 가구업계에 “이익만 추구하지 마라”며 일침을 가하는 세례요한이 나타났다. 사무용 가구 1위 기업인 퍼시스가 중기 조달시장 유지를 위해 위장계열사인 팀스를 설립한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노재근 코아스웰 회장을 최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누가 봐도 퍼시스와 팀스는 같은 회사 아닙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습니다. CEO는 그런 결정을 내리면 안 됩니다”노 회장이 던진 첫 말의 화두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퍼시스가 팀스를 분할해 위장 중소기업화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손동창 퍼시스 회장이 경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는 퍼시스가 당장은 이익을 얻을지 몰라도 곧 내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에 도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민·관 모두가 결국은 등을 돌린다는 것. 그는 “일어나는 손실로 지방의 퍼시스 대리점이 벌떼같이 손해배상을 요구하면 퍼시스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퍼시스와 달리 코아스웰은 사무가구 매출 1500억원을 돌파하면 조달시장에 빠지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에 따르면 MAS 제도의 경우 처음부터 중소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대기업으로 분류될 회사가 이 제도 내에서 이윤을 창출하려고 편법을 쓴다면 제도 자체가 의미 없어진다는 것.
그는 “엄연히 법이 있고 그에 따른 목적이 있는데 편법적으로 회사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우리는 당연히 중소기업들에게 조달시장을 넘겨주고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 회장은 경쟁사 대리점 직원의 모략에 의해 지난해‘공군에 저질가구를 납품했다’는 의혹으로 회사 매출의 40%에 달하는 300억 원 정도 손해를 봤지만 맞소송을 걸지 않고 일을 덮었다. 문제를 삼으면 “본사는 몰랐다”, “그럴 리 없다”는 식으로 업계가 시끄러워질 텐데, 이는 노 회장이 바라는 동업자 정신이 아니란 설명이다.
노 회장은 내수시장인 조달시장에 매달리지 않고 해외시장에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업계를 이끄는 리딩 기업이면 자사만의 이익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영세 업체들도 함께 상생하며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한다”며 “그 방법은 해외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