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물론 가계 대출까지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상품의 차별화’만이 고객의 마음을 훔칠 수 있고 고객 유치로 이어질 수 있어 은행들이 전략적으로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들이 밝힌 상품개발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업경쟁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고객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 등 우리 사회의 메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점도 여러 은행이 밝힌 상품개발전략이다. 특히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의 금융상품에 재미의 요소를 가미한 ‘펀(Fun)’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도 여러 은행에서 관찰되고 있다.
지난해 저금리시대에 대비한 상품이 많았다면 올해에는 금리상승기에 대비한 상품 개발에 역점을 둘 것이란 전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나은행은 “올해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위해 전담부서나 특별(TF)팀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는 올해 ‘차원이 다른 아이디어 혁신으로 세상을 깨우자(Awake the world by Dimension Change)’라는 슬로건 하에 다른 은행보다 반 걸음 앞선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2회에 걸쳐 직원 워크숍도 갖는다. 또 상품개발부 인원도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18명으로 증원했다. 그 중 절반 가량이 여성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성의 감수성과 섬세함이 상품개발에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출시하지 못했던 상품을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고객 제일’이라는 영업방침 하에 상품군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순우 신임 행장이 강조한 문화콘텐츠를 접목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판매중인 시네마정기예금이다.
또한 상품 아이디어 논의에도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내부직원들로 구성된 ‘우리디어스’에서 상품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 우리디어스는 ‘우리’와 ‘아이디어’의 합성어로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젊은 층의 직원들로 구성됐다.
기업은행은 부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차별화된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내부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접수를 받아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접수된 아이디어 가운데 단순제안도 있지만 몇몇 아이디어를 묶으면 정말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있다”면서 “별도의 TF팀이 꾸려져 매일 논의하고 있는 상품화되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