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판단이 계속 미뤄지면서 외환은행의 골병이 깊어지고 있다. 경영진의 공백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감소하는 등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승인을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끝나지 않아 4일 회의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건은 논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수 승인이 늦어지면서 외환은행의 경영 공백은 장기화 되고 있다. 최근 내정된 후임 경영진과 현 경영진의 불안정한 공존으로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는 외환은행에 전혀 출근하지 못하면서 업무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현 경영진도 M&A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외환은행 노조은 인수합병(M&A) 반대투쟁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5개월 이상 차질을 빗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영업이 줄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이 되레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골병이 깊어지면서 수익성은 급감하고 있다. 금융권은 외환은행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000억원, 2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20%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외환은행 내부 직원은 “인수 승인 여부가 미뤄지면서 노조가 투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규 영업도 중단된 상태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기업·개인 고객 대출 등에서 새로운 영업 활동을 전혀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수익성은 급감하고 신규 영업은 펼치지 못하면서 은행권 경쟁 대열에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금융위가 오는 18일 정례회의에서도 론스타 적격성 여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에 대해 결정을 내릴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실질적으로 론스타를 대표했는지 여부가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항은 법원이 결정할 문제로 마냥 기다리는 것은 금융당국의 역할이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어떤 선택이든 빨리 결정을 내려야 금융시장의 혼란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