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 전형을 타깃으로 하는 학원이나 과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목고 입시의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교육청이 위촉하는 입학사정관이 내신 성적과 서류,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해 사교육의 도움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에 대비해 컨설팅을 해주고 공부 계획을 세워준다는 자기주도학습전형 학원들이 최근 강남 등지에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수업료가 고가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사교육을 양산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강남에 위치한 한 학원의 특목고 자기주도학습 전형 대비반 수업료는 하루 1시간씩 8회에 월 55만원에 달했다. 또 다른 학원의 컨설팅 비용은 1회 수강료가 50만원 내외였고 중학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계획서 교육은 1회당 10만원 내외였다. 기본 수강료가 60만원을 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요금을 내야하는 곳도 있었다.
강남의 한 학원 관계자는 “학생과 상담을 한 후에 다른 과목을 보강할 필요가 있을 경우 과외 선생님이나 방문 교사를 소개 시켜주기도 한다”며 “이에 따른 추가비용은 따로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통과해 입학한 학생들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교과 과목과 토플시험 등을 준비하기 위해 학원을 찾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 자율형 사립고와 특목고 등에서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실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입생들에게 공인 영어성적을 요구하거나 반 배치고사를 실시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기소개서나 학습계획서 등을 거액의 돈을 주고 대필하는 사례도 있다. 고교입시 정보 사이트 관계자는 “자기소개서나 학습계획서를 학원 강사들에게 주로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은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하지만 추천서까지 써줄 경우에는 수백만 원까지 한다”고 말했다.
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사교육을 절감하기 위해 만든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도리어 다른 사교육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