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기업가치와 실적은 추락했지만 직원들이 거액의 성과급을 챙기면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과급 지급은 경영진의 결정으로 노조의 반발이 큰 현 상황을 넘기고 보자는 식의 모럴헤저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인 1986억원의 23.1%에 달하는 수준이다. 외환은행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3182억원)에 비해 37.6% 하락했다. 전분기(2951억원)에 비해서도 32.7% 줄었다.
물론 성과급은 상·하반기에 한차례씩 정기적으로 지급한다. 문제가 된 거는 특별 성과급이다.
외환은행은 관계자는 “특별성과급은 지난해 경영목표(8000억원)보다 많은 1조원의 순익을 달성했기 때문에 직원들의 노력을 고려해 지급된 것”이라며 “일반적인 경영에 벗어나지 않는 통상적인 지급이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하이닉스 지분 매각과 삼성생명 상장으로 얻은 특별이익 2607억원 덕에 실적이 크게 뛰었다. 이에 따라 노사 협의 사항을 통해 정상적인 성과급 지급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통상 지분매각 등을 통한 일회성 이익은 경영목표에서 제외한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일회성 이익을 경영목표에 포함시키면 실제 영업 활동과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경영진이 노조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성과급 규모도 크다. 다른 은행이 200% 이하의 성과급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350%는 이례적이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1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외환은행 노조가 성과급의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송금한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에 피인수를 전략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그 동안 보유 지분이 거의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우리사주조합을 다시 활성화할 방침으로 성과급의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을 위해 내놓았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는 현재까지 모은 돈 250억으로 시가총액 대비 0.4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