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오는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감세정책에 관한 의원들의 입장을 조율한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17일 “25일 감세 의총을 하기로 했다”면서 “철회를 주장하는 진영과 반대 진영이 마음껏 이야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앞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감세 철회를 통한 10조원의 서민예산 마련을 주요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황 원내대표가 감세 철회를 들고 나온 배경엔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소장파의 강경론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부자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등 돌린 40대를 되돌리기 위해선 감세 철회를 통한 중도개혁으로의 정책기조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어 이들의 절박함은 청와대와의 대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친이계는 감세안이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며 현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약간의 조정은 모르겠지만 전면적인 철회는 어렵다”면서 “감세를 통해 자발적 투자 유발 등 선순환 경제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입장 또한 엇갈린다. 친박계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누진세 적용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며 법인세에 관해선 예정대로 감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득세의 경우 부자감세라는 (소장파) 주장에 일정부분 일리가 있다”면서도 “법인세는 부자감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론을 폈다. 이 의원은 “법인과 개인에게 중과세할 경우 법인의 경제활동이 자연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성장만 둔화시키고 경제시스템의 혼란만 가중케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오는 2012년부터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 과표구간 세율을 각각 2%씩 인하하는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황. 감세안은 MB 노믹스를 상징하는 대표적 경제정책으로 그간 재계에선 환영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