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미국 경기 둔화 염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다만 환율 상승시 정유사를 비롯한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달러매도)을 시장에 내놔 상승폭은 제한됐다.
달러·원 환율은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2.80원 오른 1082.90원에 마감했다. 뉴욕 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지난 8일(현지시간)까지 6거래일째 하락한 영향으로 환율은 상승 개장했다. 개장가는 4.90원 오른 1085.00원이었다.
9일 저녁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기대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뉴질랜드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 호주의 신규고용 지수가 악화한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유로화는 이날 오후 다시 반등세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특히 수출업체들이 환율이 오르면 네고물량을 쏟아내 원화 약세를 방어했다. 환율은 한때 1084.3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상승폭을 반납했다. 1080원대 초반에서는 역외에서도 달러 매도세를 강화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25%나 하락한 3.52%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채권 순매수 규모도 4조5000억원으로 전달(2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을 확대했다.
10일 예정된 한은의 금통위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신흥국의 금리 인상보다는 미국 경기와 달러화 향방에 환율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