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이 동유럽에 쏠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헝가리와 루마니아 등이 구제금융을 받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었던 동유럽이 최근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해 남·서유럽 주요국이 재정위기에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동유럽은 저렴한 인건비와 날로 성장하는 소비시장, 풍부한 천연자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동유럽 주요국의 경제 현황과 전망을 10회에 걸쳐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러시아, 세계 5위 경제대국 노린다
② 동유럽 경제 선두주자 폴란드
③ 체코·슬로바키아, 동유럽의 경제 강소국으로 부상
④ 헝가리, 동유럽 산업허브 노린다
⑤ 루마니아, 경제개혁으로 IMF 우등생으로 거듭 난다
⑥ 세르비아, 발칸반도 맹주 노린다
⑦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옛 유고 영화 살린다
⑧ 빈곤 탈출에 안간힘 쓰는 불가리아
⑨ 자원부국 우크라이나가 뜬다
⑩ 발트 3국, 부활 신호탄 쏘아올려
세르비아가 구유고슬라비아 내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고 발칸반도 맹주로 도약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발칸반도(남동유럽)와 중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이점에 구유고슬라비아의 종주국이다.
또 발칸반도 전체에 거주하고 있는 세르비아인이 약 1000만명으로 반도 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발칸반도 중심국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르비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다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르비아 경제성장률이 3.0%를 기록한 후 내년에 4.5%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 3월 세르비아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BB-’에서 ‘BB’로 상향조정하고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P는 “세르비아의 재정상황이 계속 좋아지고 경제성장 속도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만일 세르비아가 유럽연합(EU)과의 통합작업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경우 추가 등급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경제회복은 수출이 이끌고 있다.
철광석과 비철금속 등 지난해 광물자원 수출은 전년보다 60% 증가해 전체 수출은 20%의 증가율을 보였다.
세르비아 전체 수출에서 광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정도다.
세르비아는 1990년대 구유고내전과 유엔의 제재, 나토(북대서양조약군)의 공습 등으로 인프라의 대부분이 파괴되는 등 치명적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지난 2000년부터 ‘계획경제’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시장 자유화’ 정책을 펼치면서 전쟁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있다.
민영화와 투자규제 완화, 수출 진흥정책 등을 통해 세르비아는 지난 2004~2008년 기간 6.2%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세르비아는 올 들어 경제성장세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세르비아 정부는 제조업 육성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올해 안에 국립개발은행을 설립한다.
세르비아 개발펀드가 올해 2억4900만달러(약 2630억원)의 자금을 수출기업에 지원하며 그 밖에 정부도 제조업 각 분야에 총 6억달러에 달하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세르비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은 EU 가입이다.
세르비아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보스니아 내전을 유발하고 인종청소를 자행했던 과거의 오명을 씻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EU 가입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세르비아는 지난 5월 대량학살로 ‘발칸의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은 특급전범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사령관을 체포해 EU가입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발칸전쟁의 마지막 도주 전범인 크로아티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고란 하지치도 빠른 시일 내 체포할 것”이라면서 “세르비아는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르비아는 최근 러시아로부터 세르비아의 EU 가입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며 타디치 대통령이 지난 7일 보스니아를 방문하는 등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르비아는 발칸반도 국가들 간 맺은 중유럽자유무역협정(CEFTA)을 통해서 앙숙이었던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등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CEFTA회원국은 현재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알바니아와 코소보, 보스니아, 몰도바, 몬테네그로 등이다.
세르비아 최대 민간기업인 소매업체 델타 홀딩은 세르비아가 지난 2002년 CEFTA에 가입한 이후 자국은 물론 보스니아와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등 발칸반도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