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간 통합논의가 ‘지분’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양당이 이미 작년 7월14일 당대 당 통합을 선언하고도 실제 논의가 지지부진한데 대해선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문제’가 얽혀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친이계(친이명박계)가 물러나고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주류가 지도부로 올라선 지금의 상황에선 또 다른 방식의 지분문제가 양당의 합당을 가로막고 있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8일 만났지만 통합논의를 진척시키지 못했는데, 이는 노 대표대행의 무리한 지분요구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양당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 노 대표대행은 이 자리에서 합당을 전제로 한나라당의 10% 지분을 요구하며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느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공천권과 당직 등이 두루 포함된다.
그러나 홍 대표는 “그런 식의 논의는 부담스럽다”며 주석 없이 한 마디로 거절했다고 한다. 이는 총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물갈이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당내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차원에서도 미납된 13억여원의 증여세 부분은 해결책을 논의해 볼 수 있으나,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지분문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제적으로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은 통합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면서 “지분문제는 숫자로 딱잘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미래희망연대측은 “당명을 포함한 당의 모든 인프라를 모두 내어 주면서 지분조차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정당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통합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