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우인터 자원개발 ‘첫 결실’ 나라브리 탄광을 가다

입력 2011-09-30 06:55 수정 2011-10-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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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m 컨베이어 벨트 통해 석탄 분류… 롱월 장비로 내년 2월부터 본격 생산

▲나라브리 광산에서 유연탄의 이동을 돕는 컨베이어 벨트. 약 4km에 이르며 지상 운반에서 세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뤄진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처음으로 광물자원 개발 사업에서 가시적인 결실을 거둔 호주 나리브리 유연탄광. 호주의 중심도시 시드니로부터 600km 떨어져 있는 나리브리 탄광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시드니에서 경비행기로 1시간 30분, 나리브리 공항에서 버스로 20~30분이 더 걸렸다.

평평한 초원지대를 지나 드디어 ‘화이트해븐(Whitehaeven) 나리브리 탄광’이라는 입구 표지판이 보였다. 멀리서 유연탄들이 높게 쌓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산에 굴을 파면서 채탄을 하는 국내 광산과는 사뭇 달랐다. 나리브리 탄광은 약 3575만평 규모로 총 유연탄 매장량은 4억7500만톤에 이른다.

나리브리 탄광은 호주 자원개발회사 화이트해븐이 지분 70%를 보유하고 실질적인 채굴 작업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한굮광물자원공사와 함께 7.5%의 지분을 갖고 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번에 일본으로 첫 수출을 하는 7만5000톤은 올해 대우인터내셔널이 할당받은 30만톤의 1/4 규모다.

대우인터내셔널 정제봉 호주 지사장은 “내년엔 총 400만톤이 생산될 예정이며, 대우인터내셔널은 그 중에서 97만톤 정도를 할당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리브리 탄광에서 처음으로 들른 곳은 광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무실이었다. 탄광 사무실 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깨끗했고, 관련 업무별로 방이 나눠져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 곳에서 만난 화이트해븐 로스 크롬프(Ross crump) 마케팅 디렉터는 “나리브리 광산에선 열차를 통해 생산물량을 여기서 약 400km 떨어진 뉴캐슬항으로 운반한다”며 “올해도 최소 1억1000만톤 이상이 선적됐다”고 설명했다.

▲나라브리 탄광생산되는 유연탄은 열차를 통해 약 400km 떨어진 뉴캐슬항으로 운반된다. 총 80량으로 이뤄진 이 열차의 1량 적재량은 최대 100톤까지다.

나리브리 탄광에서 생산되는 유연탄은 총 80량으로 이뤄져 있는 열차로 뉴캐슬항까지 운반된다. 1량에는 최대 100톤 정도가 적재된다. 약 1만2000달러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굴 모양으로 땅을 파며 석탄을 캐내는 굴진채탄으로 채굴하는 현재는 1주일에 2번 정도 생산물량을 운송한다.

대우인터내셔널 김민섭 차장은 “내년 2월 롱월 개발방식이 시작되면 1주일에 4번 운송이 가능하게 돼 수익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롱월 개발방식은 롱월(Longwall) 설비를 통해 긴 직사각형 형태로 일전 채탄 구역을 설정하고 벽을 세워 채굴하는 방식을 뜻한다. 굴진채탄 방식이 1주일에 1만톤을 생산한다면, 롱월 방식은 1주일에 14만톤 생산이 가능하다.

▲광부들이 지하광으로 들어가기 위한 통로인 박스컷. 가장 왼쪽 통로가 지하광의 입구다.

본격적인 나리브리 탄광 탐방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박스컷(Boxcut). 지하광으로 들어가기 위한 통로를 뜻한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깊이는 약 5m 정도다.

이 곳엔 세 개의 통로가 있다. 가장 왼쪽 통로는 광부들이 지하광으로 출입하는 입구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광산 내부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세 번째는 지하에서 채굴된 유연탄을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지상으로 운반하는 통로 역할이다. 각각의 입구는 반달 모양으로 높이는 1.5m 정도다.

▲지하광에서 갓 채굴한 석탄들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세탄장. 안에는 기계 작동을 하는 직원 2명만이 근무하고 있다.

지하에서 채굴된 유연탄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지상의 세탄(洗炭)장으로 옮겨진다. 세탄장은 갓 채굴한 유연탄들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불순물이 제거돼 가치가 있는 유연탄은 따로 모아지고, 반면 가치가 없는 석탄들은 버려지거나 다시 한 번 세탄과정을 거친다. 이 모든 것은 약 4km로 이어져 있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진행된다.

김민섭 차장은 “세탄장은 나리브리 탄광에서 실질적인 컨트럴 타워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이다”며 “모든 건 기계로 진행되며 이를 작동하기 위한 인원 1~2명만 들어간다”고 말했다.

현재 나리브리 탄광의 탄층은 9m 정도다. 탄층은 유연탄이 밀집돼 있는 범위를 말한다. 이 중에서 화이트해븐과 대우인터내셔널이 캐려는 범위는 약 4m다.

정제봉 지사장은 “채굴 범위가 4m 정도면 굉장히 큰 편에 속한다”며 “러시아 지역 같은 경우는 1m 밖에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정 지사장은 또 “이번에 일본으로 수출하는 7만5000톤의 물량은 이 광구에서 처음 채굴되는, 거의 첫 석탄이나 마찬가지”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화이트해븐 근로자 2명이 내년 2월부터 가동되는 롱월장비를 꼼꼼히 정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건 앞서 언급했던 롱월 장비다. 현재는 지하광에 설치되지 않고 6개월째 지상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기자들이 이곳을 지날 때도 현장 직원들이 롱월 장비에 대해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지사장은 “롱월 개발방식도 지반이 균일하지 않으면 채택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또한 잘못 설치를 하면 약 두 달정도 작업이 중단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굴진채탄으로 7만5000톤을 생산했지만,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2월 롱월 장비가 설치되면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처음으로 해외 광물자원 개발 사업에서 결실을 거둔 대우인터내셔널의 향후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한 곳으로 유연탄들이 저탄장으로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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