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일 이른바‘박근혜 식’복지당론을 채택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해 지자체별 사정을 고려, 소득과 관계없이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내용의 복지당론을 최종 추인했다.
당론에는 △영유아·아동을 위한 에듀케어 보육시스템 확충 △균등 교육기회 제공 교육정책 △청장년 및 노인층의 일자리와 주거, 건강, 노후생활 대책 △전시사업 및 SOC 예산 절약해 복지예산으로 확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세원 양성화 및 체납 축소, 비과세 감면 축소, 조세체계 개혁 등을 통한 재원 확충도 제시됐다.
이는 정책위원회 산하 ‘더(The) 좋은 복지 테스크포스(TF)’가 만든 안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들이 TF에 참여해 왔다.
무상급식안에 대해 TF측은 “돈을 내고 안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급식 부실화를 초래하지 않고 제대로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득 50%까지 차등 지원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면 무상급식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또한 박 전 대표의 견해와도 사실상 일치되는 것이어서 박 전 대표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의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박 전 대표는 “무상급식을 실시중인 지방자치단체들도 있듯, 각 지자체 형편과 상황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제시한 단계적 무상급식안과는 다소 배치되는 주장이었다. 특히 복지당론이 채택되기 전까지 선거지원을 ‘보류’해오다 당론 윤곽이 드러날 시점에 선거지원 입장을 분명히 한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한편 오 전 시장의 무상급식안을 지지해오던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측도 이번 당론을 적극 수용키로 했다. 나 후보 측 이종현 공보특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서울시 사정을 잘 고려해 결정했다고 생각한다”며 “당론은 당이 정하는 것이고 나경원 후보는 당론을 적극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