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경제 등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의 발전을 다짐했다.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양국간 통화스와프(통화 맞교환) 등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잇달아 연 뒤 공동기자 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발표했다.
특히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불안정성 증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환율 안정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하고, 향후 필요시 양국 금융당국간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전날 미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높이 평가하며 한미 FTA가 기존의 군사·안보분야에 그친 한미동맹을 경제 분야로 확대시킬 것이란 점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을 통해 양국 간 새로운 동맹의 시대를 열었다”면서 “지난 60여년 간 공고히 유지해온 정치·군사동맹에 경제동맹이 더해짐으로써 한미관계가 한 차원 더 높이 도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방안에 대해선 양국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나가고, 이를 위해 오는 11월 G20(주요 20개국) 칸 정상회의 시 양국이 주도적으로 국가 간 정책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북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비대칭적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대비태세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북한이 진행 중인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성명’ 위반이라는 점에서 즉각 중지할 것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한미 양국이) 일관된 정책으로 북핵 포기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고 강력한 한미공조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은 계속 한미 양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강력한 압박과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양 정상은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기후변화, 경제위기, 빈곤문제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도전에 적극 대처키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내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도 약속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갖고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통과된 바로 이 자리에서 2011년 한미 FTA도 비준됨으로써 한미관계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14일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자동차공장을 함께 방문해 한미 FTA로 인한 경제적 이익에 대해 짧은 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카고로 이동,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주최의 경제인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15일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