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의 콘텐츠를 재활용하거나 학점을 부풀리는 등 ‘부실 운영’을 하는 사이버대학교에 대해 학사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1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18개 사이버대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학사관리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부 사이버대가 몇 년째 같은 강의를 하거나 A학점을 남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른 것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사이버대의 강의용 동영상 콘텐츠는 3472개의 14.8%인 513개 강의가 만들어진 지 3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문제는 대부분 학생들이 예상하기 쉬운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고 있어 고학점이 남발되고 있었다. 일부 대학은 A, B학점 비율이 전체의 97.5%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사이버대가 강의 동영상을 몇 년이나 재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한 시기와 수정한 시기를 표시하는 ‘강의 이력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원론이나 교양 강좌에 대해서만 재사용을 인정하고 전공 강좌는 원칙적으로 재활용을 금지·제한할 방침이다.
또 고학점을 남발하는 사이버대는 증원을 인가할 때 불이익을 줄 계획이라고 교과부는 덧붙였다. 사이버대는 2009년 고등교육기관으로 바뀐 이후 학칙에 따라 상대평가를 하는 게 원칙으로 대부분 A학점과 B학점의 비율이 70% 전후반이다.
다만 사이버대 특성상 실습 비중이 높거나 개인별 성취도에 따라 민간자격을 부여하는 과목의 경우 상대평가가 어렵고 일반대학처럼 성적 관리를 위해 재수강하는 사례가 많아 일률적인 제한이 쉽지 않다.
교과부는 이를 감안해 매년 3∼4월께 학사운영 전반에 대한 이행점검 시 학점 분포도 파악해 그 결과를 증원 심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사이버대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외부 평가를 받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1∼2곳이 내년 대교협 평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