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결국 대선주자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박원순 범야권 후보에 대한 선거지원을 약속한데 이어 24일 지원범위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따라 안 교수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 중인 박근혜 전 대표 간 한판 승부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두 유력 대선주자의 영향력을 입증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보선은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인만큼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야를 대표한 두 주자의 지지율은 서울시장 후보 못지않은 박빙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중요한 건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이뤄지는 안 교수의 선거 지원 효과가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갖느냐다. 안 교수의 재등장이 흩어진 진보진영의 재결집 효과가 있을 것이란 시각은 적다. 다만 20~30대 층의 투표율을 높이고 부동층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 지지선언에 그칠지, SNS를 통할지, 길거리 유세 등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지 여부가 중대 변수다. 박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교수의 지원은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지지율이라든지 여론조사보다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나 후보는 “안철수 교수의 효과는 이미 여론조사에 반영됐다고 보기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누군가의 힘을 얻은 사람에 대해 시민들이 표를 더 많이 주실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투표율은 두 후보의 지지율을 ‘접전’으로 봤을 때 50% 선에서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0% 이하면 아무래도 나 후보가 유리하고 넘어서면 박 후보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25.7%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중 80~90%가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분석됐다. 또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뛰어들면서 보수층의 힘이 결집돼 50% 정도의 투표율이라면 해볼만 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결국 부동층과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20~30대 층이 얼마만큼 투표에 나설지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나 후보와 박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으로 마지막 TV토론을 가진 뒤 막판 유세전에 돌입한다. 나 후보는 여성단체장 간담회, 아동봉사, 불법 전단지 수거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마포, 금천, 동작, 서초, 강남, 송파 등을 돌며 막판 지지를 호소한다. 박 후보는 안 원장의 지원을 적극 홍보하면서 금천, 관악, 동작, 마포, 은평, 광화문 등지에서 유세활동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