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잇따라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기존에는 바이오, LED, 전기차 등 소위 잘나가는 유망 사업이 대세였던 반면 최근에는 불황극복을 위한 생계형 사업추가가 많은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의 경우 자원개발 등 주가 띄우기의 단골메뉴 사업아이템을 구체적인 계획 없이 추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 추가를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10월에만 13개사에 달한다.
본업과는 무관한 신규사업을 추가해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골판지포장업체 산성피앤씨는 전자상거래,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을, 해양구조용 파이프 및 조선기자재 제조기업인 삼강엠앤티는 특허보세구역 운영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또 나노섬유 제조기업인 엔티피아는 캐릭터 컨텐츠사업 도소매 및 출입업, 귀금속 도소매 및 수출입업을, 건설·바이오·미디어사업을 영위하는 에이앤씨바이오홀딩스는 홈쇼핑, 보험대리점업 등을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한 상장사가 여러 사업을 한꺼번에 추가하는 경우도 많다. 사무용기기 유통기업인 엘앤씨피는 지난 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영화제작 및 배급업, DB개발 판매 등 무려 29가지의 신규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코스닥시장의 영원한 관심 테마인 자원개발 사업을 추가한 기업 역시 3개사에 달한다.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유비컴은 자원개발 및 수출입, 천연가스 채굴을, 보안장비 · 소프트웨어 업체 지아이바이오는 비철금속 채굴 및 도매, 니켈광산 개발 사업을 신사업에 추가했다.
사무용기기 유통기업인 엘앤씨피는 금광 개발 사업과 함께 카지노 운영을 신규사업에 추가해 관심을 끌었다.
신규사업 진출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들여 주가를 높이는 호재가 되는 것은 물론 코스닥 시장을 좌우하는 테마주로 묶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 다각화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단순한 ‘공약(空約)’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업과 연관성이 없는 유망사업 진출을 내거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못한 껍데기 사업에 그치는 전례가 많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