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씨티그룹이 일본에서 경영 쇄신에 나서는 등 현지 금융당국의 신뢰 회복을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씨티그룹은 일본 법인의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해 리크루트 업체와 계약, 지난 4일에는 일본 법인을 뉴욕 본사의 2인자인 존 헤이븐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도록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지난 4일, 지금까지 홍콩에 있던 아시아·태평양 부문 산하 일본 법인을, 헤이븐스 COO의 직접 관할로 하는 경영 쇄신을 발표했다.
관계자는 이번 경영 쇄신으로 데런 벅클리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이 경질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개혁에 나선 것은 지난 7년간 세차례의 물의를 일으켜 일본 금융감독 기관의 눈 밖에 나면서 현지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일본 법인은 현재 투자신탁 판매 시 고객에게 정보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감시망에 들었다.
처분은 2개월 후에 내려질 전망이다.
앞서 씨티는 2004년에는 프라이빗 뱅킹 부문에서 돈세탁 혐의가 발각돼 일부 영업 취소 처분을 받았고, 2009년에는 개인용 영업에서 돈세탁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개월간 영업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이번에 처분이 내려지면 세 번째다.
씨티그룹 일본 법인은 이와는 별도로 런던 은행간 금리(LIBOR, 리보) 조작 의혹에 연루돼 금융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씨티그룹의 트레이더 2명이 런던에 있는 씨티은행의 트레이딩 부문에 전화를 걸어 리보를 조작하려 한 사실이 들통, 해당자는 해고됐다.
일본 금융청은 씨티가 이처럼 여러차례에 걸쳐 문제를 일으키자 지난 여름에는 뉴욕에 직원을 파견해,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와 일본 법인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올 9월에는 팬디트 CEO가 일본을 방문해 금융청 당국자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당시 방문에 대해 “일본 당국이 씨티의 허술한 관리체계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씨티그룹 내에서는 일본 금융청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며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