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환하게 웃는 이는 하춘수 대구은행장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3분기 7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8.0% 늘었다. 은행 부문만 놓고 보면은 부산은행, 전북은행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대구은행은 순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부문에서 각각 전분기 대비 4.5%, 431.3% 증가하며 고루게 성장했다.
대구은행은 올초 2011년 순이익 목표를 3200억원을 잡았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617억원으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손실 충당금이 예상치를 상회해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건전성 악화로 인한 충당금적립이 아니어서 내년에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 행장은 최근 메트로아시아캐피탈과의 주식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DGB금융지주는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이외에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게 된다. 내년에는 부산은행에 뺏긴 지방은행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한 도전에 나설만 한 것이다.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웃을 수만은 없다. 표면적으로 당기순이익 실적은 나쁘지 않다. 부산은행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1% 줄은 98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실적이 크게 악화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대구은행과 달리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올 3분기 NIM은 2.98%로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전분기 대비 하락세는 지난해 3분기부터 네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또 정부가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올라가 NIM은 추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행장이 얘기해 온 “은행 이자보다 나은 배당을 하겠다”는 다짐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경기 활성화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김한 전북은행장은 표정은 아리송하다. 김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올해로 두번째 라운드를 맞는다. 실적은 크게 나쁘지 않다. 전북은행은 올 3분기 은행 기준으로 2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의 20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까지의 누적순이익을 보면 올해는 621억원으로 지난해 497억원보다 24.9% 늘었다. 하지만 김 행장의 성과가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우선 연결기준으로 전북은행의 올 3분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는 우리캐피탈을 장부가보다 싸게 사면서 부의영업권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회성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캐피탈의 영업력이 회복되야만 김 행장도 성공한 인수·합병(M&A)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