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업계의 대부 존 폴슨이 이끄는 폴슨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금을 대량으로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슨앤코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9월말 현재 금 상장지수펀드(ETF) 203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6월말보다 36% 감소한 것으로, 3분기(7~9월)동안 30t을 매각한 것과 같다.
3분기 금 가격은 온스당 1500달러에서 1900달러대로 급등한 후 다시 1500달러선까지 급락하는 등 변동이 극심한 시기였다.
같은 시기에 폴슨은 갖고 있던 휴렛패커드(HP) 주식 2억3000만달러어치도 매각했고, 웰스파고와 씨티그룹 지분 4억9600만달러어치도 팔아치웠다.
투자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중국 증시 등에 대한 올해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40%.
폴슨은 주식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을 팔았을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도 제압한 펀드’로 펀드업계의 일약 스타가 된 폴슨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앞서 폴슨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견하고 모기지 관련 채권과 금융주를 공매도해 다른 펀드들이 침체한 가운데서 유일하게 36%의 투자수익률을 올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금이 문제였다.
폴슨은 금융위기 후 93t 이상의 금 ETF와 금광주를 매입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세계의 연간 금 생산량이 2800t정도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일개 펀드가 100t에 가까운 금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매입 비용도 온스당 900달러대로 엄청나다.
당시 그는 대량의 금을 왜 매입했는지를 묻는 투자자들의 질문에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이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대량의 달러가 살포됐다”며 “이는 머지않아 인플레 압력을 키울 것이다. 그 리스크 헤지를 위한 전략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폴슨이 100t에 가까운 금을 어느 시점에서 팔았느냐는 것이다. 지난 3분기에 폴슨이 어느 시점에서 금을 팔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헤지펀드로선 이례적으로 2년 넘게 대량의 금을 보유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폴슨의 금 매각은 투자 심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관심은 나머지 60t을 언제 팔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폴슨의 금 매각은 계속돼 금 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