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S급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과학과 공학 기술이 집약된 사업이다 보니 다른 산업보다 고급인력의 중요성이 절실하다. 특히 채권단 관리를 거치며 핵심 인재들이 대거 빠져나가는 아픔도 겪은 터라 하이닉스의 인재 확보 열망은 더욱 크다. 하지만 동종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우수 인력들이 몰릴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뚜렷한 대응책은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 맺은 카이스트와의 비메모리 인력 대상 산학협력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비메모리 사업 확대를 공식화 했기 때문에 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들은 비메모리 반도체 사용이 기존 피처폰이나 일반 PC에 비해 3~4배 많기 때문.
반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그 동안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다. 수요가 없으니 공급(비메모리 연구인력)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로 움직이는 메모리 부문에 비해 비메모리 부문은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우수 인재 확보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비메모리 인력 강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7조~8조원 대형 투자와 함께 비메모리 부문의 인력 채용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올해 230여 명을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인력으로 선발한 데 이어 내년에는 370~500명을 충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2006년 개설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에 우수 인재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은 모두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인턴십 지원비로 한 학기에 300만원 정도 지원도 받는다. 졸업 후 취업 걱정도 없다. 최소 조건만 충족하면 졸업 뒤 삼성전자에 전원 입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의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부분의 반도체시스템공학부 학생이 4년 동안 장학금을 받고 있다”며 “이같은 장학금 혜택 덕분에 지원하는 학생들 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도 전국 8개 대학(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인하대)과 협약을 통해 연간 140여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산학과제연구 및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업계 1위 삼성이라는 타이틀과 금전적인 보상 등이 어우러져서 우수 인재들은 하이닉스가 아닌 삼성전자를 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입사시 부터 경쟁업체를 넘어서는 특전을 주는 것은 힘들지만 권오철 사장이 직접 국내외 대학들을 돌아 다니며 특강을 하는 등 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전자에서 하이닉스로 사명을 변경한 지 10년만에 처음으로 ‘오래 가고 좋은 회사, 하이닉스’라는 주제의 TV광고를 개제한 것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이미지 제고 차원”이라며 “SK텔레콤에 인수되면서 우수 인재가 더 많이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