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상의 황제로 군림하던 안현수가 한국 빙상계와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까지 러시아행을 원했던 이유를 되짚어봤다.
◇ 한국 쇼트트랙에대한 실망 =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 이후 안현수는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한체대와 비한체대로 나뉜 파벌싸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런 상황에서고 안현수는 2007년 장춘아시안게임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그해 성남 시청에 입단하면서 스승인 전명규 한체대 교수와 갈등을 빚었다.
2008년에는 대표팀 훈련 도중 왼쪽 무릎 뼈와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되는 중상을 입어 4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안현수는 수술 후 재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터져나온 승부담합 파문을 보면서 한국 쇼트트랙에대한 실망이 커졌다.
◇ 미운털 박힌 쇼트트랙 황제 = 올해 초 소속팀인 성남시청이 해체되며 안현수는 갈 곳이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성남시가 방만한 시정으로 인한 재정적자가 커지자 제일 먼저 운동부를 퇴출하기로 한것이다. 성남시는 15개 운동부 가운데 하키, 펜싱, 육상 3개만 남기고 모두 해체했다.
안현수는 다른 쇼트트랙 팀으로 옮겨 선수생활을 유지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다른 팀들이 안현수를 꺼렸다. 그들 입장에서 안현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수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에서 러브콜이 왔고 안현수는 계속 스케이팅을 하기위해 러시아에서의 선수 생활을 결정한다.
◇ "스케이팅을 하고싶다" = 그는 지난 8월 1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서 “하고 싶어하는 운동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마음 편히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러시아 귀화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또 안현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가길 간절히 원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빙상계에 미운털이 박혀 있었고 경쟁상대가 많아 태극마크를 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안현수는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러시아를 택했다. 그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사실상 러시아대표로 출전하게 될 것이 유력해 졌다.
이어 그는 지난 9월 22일 모스크바 빙상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운동만 보고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은퇴 뒤 전망 등을 고려할 때 (귀화가)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러시아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라고 귀화의 계기를 직접 밝혔다. 러시아빙상연맹 측은 안현수에게 선수생활 이후 러시아대표팀 코치직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