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남부자는 저축은행을 찾지 않는다?
정답은 ‘강남부자들도 저축은행을 찾는다’이다. 저축은행을 찾는 강남부자들은 대게 예금보다는 대출을 이용한다. 일반 예금은행보다 돈을 더 빌리기 쉬워 단기성 사업자금을 운용할 때 저축은행 문을 두드린다. 저축은행 지점이 강남지역에 몰려 있는 것도 알짜배기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중랑구에는 저축은행 지점이 4개에 불과하지만 강남구에는 13개나 있다. 사연 많은 부자들도 저축은행을 찾는다. 지난해 검찰 조사 결과 강남지역에 빌딩을 소유한 사업가들이 차명대출 창구로 저축은행을 이용한 것이 드러났다. 이들은 담보 없이 고액의 차명대출을 받고 저축은행 관계자는 돈의 일부를 리베이트 형식으로 챙기는 공생관계였다.
2. 강남부자는 새집만 좋아한다?
그렇지 않다. 강남부자들은 재테크 수단으로 오히려 헌집을 선호한다. 건축되지 얼마 안된 집들은 이미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반면 헌집은 주변 시세에 비해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헌집을 싸게 구입한 뒤 비싸게 되파는 식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이 강남부자들의 투자 비법이다. 이런 방법으로 청담동에 사는 이모씨(54)는 15년만에 7000만원짜리 주택에서 300억짜리 강남 상가로 소유한 부동산의 규모를 늘렸다. 고준석 신한은행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강남부자들은 꼼꼼한 검토를 거쳐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올리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건물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3. 강남부자는 이자지급식 상품을 무시한다?
금융자산이 많지 않은 서민들에게 이자로 돈을 번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러나 강남부자들은 돈에 돈을 얹어주는 복리의 마술을 제대로 활용한다. 강남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기본 10억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자산 중 일부는 안전한 예금에 묻어둬 이자를 불려나간다. 또 강남부자 중에는 56~64세 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많다 보니 월 이자지급식 상품을 선호한다. 은퇴 이후 자녀들로부터 독립해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다.
4 강남부자만 대상으로 파는 금융상품은 따로 있다?
물론이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들이 강남 도곡동, 강북 평창동 등 부자 동네에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집중적으로 여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특히 강남부자들은 강북부자들에 비해 깐깐하다. 전통 부자에 속하는 강북부자들은 자산관리가에게 맡기는 일임형이라면 신흥 부자들이 많은 강남은 꼼꼼히 따지는 분석형에 가깝다. 박승호 국민은행 방배지점 PB는 “강남부자를 위한 금융상품은 몇 개라고 꼽을 수 없다”며 “고객의 요구에 맞춰 금융상품을 직접 만들어 주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5. 강남부자는 건물 욕심이 많다?
진실이다. 부동산 아무리 침체기라지만 강남 부자들의 찾는 매물 시장은 다르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것이 은행권 PB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들이 주로 노리는 매물은 목 좋은 곳에 있는 상가형 빌딩이다. 아파트나 토지 등 자산가치가 오르길 기대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역삼동 인근의 6층짜리 건물은 58억원에 팔렸다. 부동산 침체라는 말이 무색케하는 거래 규모다. 이상도 우리은행 대치지점 PB는 “강남부자들은 전세가격이 오르면 뒤이어 아파트나 빌등 등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학습효과를 통해 알고 있다”며 “부자들은 남들보다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6. 강남부자도 전당포를 찾는다?
전당포는 주로 서민들이 물건을 맡기고 돈을 찾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강남부자 역시 전당포를 자주 찾는다. 이들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고액의 명품을 맡기고 급전을 받아가기 위해서다. 최근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강남부자 중에도 영화를 누린 시절 사들였던 물건들을 되팔고 있는 것이다. 또 노름빚을 갚기 위한 수요도 있을 것이란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전당포도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가방, 시계, 미술품 등 분야별 감정가를 고용해 강남부자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