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유럽발 재정 위기에 따른 세계경기 변동성을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율을 정부 전망보다 비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CEO들이 내놓은 위기 타개를 위한 해법은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 상황 변수와 경영기조에 따라 CEO들의 경영 기조에 대한 평가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는 산업계, 금융계, 증권계 등 국내 80개 기업 CEO 및 재무 임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경제 전망과 경영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반면 설문에 응한 CEO의 45%(36명)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3.5%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3% 이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도 14%(11명)에 달했다. 전체의 62.5%(50명)에 달하는 CEO들이 정부 예측치 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행과 비슷한 예상치를 내놓은 CEO는 39%(31명)로 집계됐다. 4% 이상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 CEO는 2%(2명)에 불과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71개 회원사와 주요 기업 252곳의 CEO를 대상으로 벌인 ‘2012년 CEO 경제전망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4%로 예측했다.
CEO들은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변동성이 얼마나 오래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을까.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내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CEO들은 조금 비관적인 대답을 내놨다. 응답자의 46%(37명)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상반기 고비에 따른 여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 응답자도 43%(3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혀 가늠할 수 없다’고 대답한 CEO도 8명(10%)으로 집계됐다. 반면 세계경제가 올해 1분기 중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 본 CEO는 1명에 불과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이 1050~1100원 일 것으로 내다본 CEO가 45%(36명)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100~1150원 선도 39%(31명)로 나타나 조사 대상자의 80% 이상이 민간연구소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1150원 이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 CEO도 10명(12%)이나 돼 환율 변수를 우려하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
CEO들은 또 올해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 2000선을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응답자의 41%(33명)는 올해 코스피 지수 밴드를 1900~2000로 예측했다. 이어 1800~1900이 25%(20명)로 뒤를 이었다. 2000선 이상은 25%(20명)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당분간 안정세=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100~110달러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EO들은 당분간 세계경제위기에 따른 수요 축소 등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CEO가 50%(4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가격대인 100~10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36%(29명)로 집계됐다. 이는 당분간 세계경기위기에 따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수요 위축과 중국, 인도, 중동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수요 증가세가 공존하면서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가가 105달러 이상까지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는 CEO도 11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14%를 차지했다. 이는 하반기부터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벗으면서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과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분쟁가능성에 대한 긴장감도 올해 국제 유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재무건전성과 기존사업 강화 등 보수적인 입장을 표명한 CEO와 신사업강화와 해외시장 개척 등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밝힌 응답자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우선 올해 경영에서 중점 추진사항을 묻는 질문에 33%(26명)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꼽았다.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보수적인 경영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CEO도 26%(21명)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경영 계획은 지난해 3분기부터 국내 대형 상장사의 재무제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투데이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10대 그룹 상장사 80곳의 유동비율을 조사한 결과 10개 그룹 중 6개 그룹의 유동비율이 연초와 비교해 급격하게 늘어났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생각해 공격적인 경영계획을 세운 CEO도 적지 않았다. 신사업 강화에 중점적으로 나서겠다는 응답 비율이 22%(18명)로 나타났다. 또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는 CEO도 전체 응답자의 19%인 15명으로 집계됐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33명(41.3%)의 응답자들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또 사회공헌(CSR)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5%(52명)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경기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대답했다.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확대하겠다고 대답한 CEO는 28명(35%)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CEO들은 올해 규제와 관련된 제도 개선을 정부에게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1%(32명)는 올해 정부에게 바라는 지원책으로 현실을 반영한 제도개선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적극적인 규제개혁을 요구한 응답자도 30%(24명)로 나왔다.
이어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안정 18%(14명), 세제혜택 6%(5명), 저금리 기조 유지 5%(4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설문조사대상 CEO 기업 명단(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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