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최근 경제지표들이 대부분 회복 양상을 보이면서 봄날이 왔다는 주장이 커진 반면 이는 착시현상일 뿐 아직 엄동설한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다수 투자기관들은 올해 미국 경제는 정부의 부양 노력과 민간 부문의 자율적인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력한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은 소비·투자·정부지출·경상수지 등 모든 펀더멘털의 근간이 되는 지표인만큼 미 경제의 가늠자와 같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지난주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작년 연말 미 경제가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간 나온 연준의 평가 가운데 가장 긍정적이다.
하지만 연준은 “고용 성장세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주택 부문도 침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해 부진한 고용 성장 탓에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8.5%로 3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며 견고한 회복세를 보였다.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도 20만명 증가해 전월의 10만명보다 2배나 증가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고용 증가→가계 소득 확대→개인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되려면 실업률은 6%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 경제의 현재 상태를 환자에 비유하면 완전 회복된 것이 아니라 병세가 다소 호전된 정도라는 것이다.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따른 기저효과로 착시현상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경제는 지난 2010년 후반부터 2011년 초에 걸쳐 회복세를 보였으나 봄 이후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서플라이체인(공급망) 차질로 성장이 둔화했다.
이로 인해 개인과 기업 심리는 계속 위축, 정부와 연준은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9월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4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는 한해 기준으로 보면 2009년 2월에 발표된 8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맞먹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계획대로 일자리 창출과 세제 혜택, 정부의 공공투자가 확대해도 2012년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1.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의 예상치인 2%대 중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준도 지속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연준은 2차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진행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작년 6월말 종료했지만 실업률이 낮아지지 않아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오는 3월과 6월 사이에 최대 7500억달러 규모의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2008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실시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 용어설명
※ 골든 골(Golden Goal) : 황금 열매. 가을에 황금 빛 열매가 열리 듯 경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들어가는 것을 가리킨다.
※ 옐로 위즈(Yellow Weeds) : 시든 잡초. 싹수가 노란 잡초처럼 회복 가능성이 낮은 경제 상황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