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은 종착점을 향해 가지만 정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는 씻겨지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에 대한 얘기다.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중 내부 인사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유력하게 꼽힌다. 그러나 관료 출신의 외부영입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행장 대(對) 외부인사’란 구도가 짜여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은 내부 인사가 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이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관련 있는 인사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권과 연이 있는 외부인사가 하나금융 회장으로 온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가뜩이나 반발이 큰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진심이 통할까. ‘정권의 특혜는 없다, 구조조정은 없다,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 등 김승유 회장이 남긴 말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하나금융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 회장의 빈자리를 메꾸며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도 내부 발탁 인사가 적절하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남긴 리더쉽이란 유산을 이어가려면 그와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인물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 후보를 인선하는 경영발전위원회도 이미 김 행장을 후보군 중 1순위로 올려놨다. 그는 하나은행 창립과 함께 했다. 20년 동안 ‘하나’라는 조직원과 어우르다 보니 내부 신망도 두텁다. 전통 금융인인데다 강성이란 인상도 없어 외환은행으로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
그러나 후보군 모두를 살펴보면 낙하산 인사가 기우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는 최초 8명이 선정됐다. 이 중에는 예전 재정경제원 출신에 MB정권에서 요직을 지낸 인물도 포함됐다. 하나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추천 명단을 보니 정권과 관련 있는 인물도 꽤 있더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이번 회장 인사는 금융산업의 현 위치를 가늠하고 미래를 점치는 방향타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이 낙하산 인사가 될 경우 금융업의 신뢰는 다시 추락할 수 있다.